BYD '씨라이언 6 DM-i' 직관적인 주행보조에 편의사양도 풍부 복잡한 조작계·어색한 현지화는 개선 과제 3750만원 가격 경쟁력, '한 끗' 아쉬움 상쇄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잘 달리는 차라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BYD는 전기차에만 능한 줄 알았더니 하이브리드에서도 만만찮은 실력을 보여줬다. 주행 성능만 놓고 보면 애써 트집을 잡으려 해도 좀처럼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씨라이언 6 DM-i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감성적인 부분에서는 한 끗씩 아쉬움이 남는다. 자동차로서 기본기는 탄탄하지만 운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지막 5%는 미처 채우지 못했다. BYD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SUV ‘씨라이언 6 DM-i’를 몰고 인천에서 가평휴게소까지 왕복 200km를 달려본 감상이다.
씨라이언 6 DM-i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외관은 제법 준수하다. 옆모습과 뒤태는 여느 도심형 SUV처럼 무난하고 단정하다. 특히 앞모습에는 묘하게 귀여운 구석이 있다. 양옆으로 길게 뻗은 여러 줄의 장식은 멋들어진 수염을 기른 ‘바다사자’를 닮았다.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씨라이언 6 DM-i 운전석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실내는 어디선가 두세 번쯤 본 듯 낯익다. 눈을 사로잡는 독창성이나 감탄을 자아낼 고급감은 없지만, 누구나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무난한 디자인이다. 중저가 대중 모델에 기대할 만한 기본기는 충분히 갖췄다.
씨라이언 6 DM-i 실내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본 실력은 도로 위에서 드러난다. 한밤의 뻥 뚫린 서울양양고속도로에서 시속 100㎞ 이상 속도를 높여도 힘이 부친다는 느낌 없이 시원스럽게 치고 나간다.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만큼 군더더기 없이 반응하고, 풍절음과 노면 소음도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차선유지보조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역시 사용법이 직관적이고 작동도 안정적이다.
씨라이언 6 DM-i 조작계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다만, 운전 시간이 길어질수록 디테일의 빈틈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상대적으로 조작 빈도가 낮은 EV·HEV 모드 전환에는 물리 버튼을 마련해 놓고, 자주 사용하는 공조 조절 기능은 디지털 화면 속에 몰아넣었다. 그나마 남겨둔 물리 버튼도 각각 분리된 형태가 아니라 판 하나로 이어진 일체형이어서 누르는 손맛이 영 개운치 않다.
운전석 클러스터는 더 아쉽다. 넉넉지 않은 화면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욱여넣은 탓에 글씨와 아이콘이 지나치게 작다. 시력이 좋지 않은 운전자나 고령층이라면 답답하게 느낄 수 있다. 상단에는 각종 상태 표시가 빽빽하게 몰려 있고, 좌우와 하단에는 배터리·연료 잔량과 주행거리 등이 산만하게 흩어져 있다. 이것저것 빠짐없이 보여주려다 보니 정작 어느 정보 하나 눈에 쏙 들어오지 않는다.
씨라이언 6 DM-i 운전석 클러스터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클러스터 안내 메시지에는 ‘인수해주세요(운전대를 잡으세요)’, ‘시작(출발)’처럼 어색한 직역 표현도 간간이 등장한다. 맥락상 뜻을 짐작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이처럼 덜 다듬어진 번역은 마주칠 때마다 눈에 밟힌다.
각종 효과음도 귀에 편안하게 감기지는 않는다. 전원을 켤 때 울리는 웰컴음과 주행 중 간간이 들리는 알림음에는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소리가 섞여 있다. BYD ‘오션 시리즈’의 정체성을 살리려는 의도인 듯 하나, 미래적이거나 세련됐다는 인상보다는 다소 투박하게 들린다.
씨라이언 6 DM-i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이러한 아쉬움은 앞서 출시된 씨라이언 7과 돌핀에서도 느낀 적 있다. 씨라이언 6만의 문제라기보다 BYD가 여러 모델에 걸쳐 다듬어야 할 감성 품질 문제로 보인다. 파워트레인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올랐지만 소프트한 영역에서는 여전히 메워야 할 빈틈이 남아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이는 주행 성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디테일의 영역이다. 탄탄한 주행 능력과 풍부한 편의 사양을 갖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를 3750만원에 살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감성적인 완성도보다 자동차 본연의 주행 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우선하는 운전자라면, 이 정도 아쉬움쯤은 눈감고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