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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는 전날(12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피벗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데이터에 기반한 신중한 정책 결정 기조를 강조하면서다.
이 총재는 “현재 국내총생산(GDP)갭(잠재성장률-실질성장률)이 마이너스 상태인 만큼, 공식 입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의 폭과 시점, 혹은 정책 방향의 변경(change of direction)이 있을지는 앞으로 나올 새로운 데이터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혀왔던 이 총재가 피벗을 언급하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9%를 웃돌며 마감했다. 3년물과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은행채 발행이 집중되며 발행 금리도 오르면서 채권 시장 전반에 약세 압력이 강한 가운데 이 총재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까지 나온 것이다. 이 총재 발언 즈음에 연말을 앞두고 수익률 확정에 나선 외국인 투자자의 선물 매도세까지 겹치면서 국고채 시장은 약세 압력을 강하게 받는 모습이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날 이창용 총재의 ‘방향의 변화’ 발언으로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며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하에서 동결로의 변화가 아니라 인상 가능성까지 내포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금리 급등은 내년 인상이 없다면 정당화되기 어려운 레벨”이라며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인해 한국의 통화정책이 인하에서 인상 사이클로 전환될 가능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간밤 글로벌 국채 시장에서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7bp(1bp= 0.01%포인트) 하락한 4.071%, 상대적으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2.3bp 내린 3.57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민간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 역사상 최장 기간 이어졌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사태는 종료가 임박했다.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단기 지출법안(임시예산안)에 대한 최종 표결이 우리 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