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신라젠(215600)은 최근 경영진 개편을 확정했다. 대표이사 포함 사내이사 전원을 제약·바이오 출신으로 구성하고,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해 외부 중립기관을 통해 사외이사 및 감사를 추천받아 충원하는 것이 골자다.
먼저 기존 장동택 대표 체제에서 김재경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김재경 대표 내정자는 4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어 이날 오후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추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 삼성서울병원 전문의를 거쳐 랩지노믹스(084650) 창립멤버로 유전자분자진단시장을 개척하는 데 공헌했다. 또한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재직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10월 기타비상무이사로 신라젠에 합류한 바 있다. 약 10개월만에 신라젠 수장이 되면서 기존 신라젠 사내이사인 박상근 R&D 총괄(전무)과 경영 및 연구개발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무는 중앙대 약대 졸업 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 제약부문 얀센 패밀리 컴퍼니인 악텔리온에서 한국 법인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6월에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 릴리, 애브비 등에서 임상을 담당했던 마승현 상무가 임상 책임자로 합류했다.
반면 사외이사와 상근감사는 회사와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외부 인사들로 충원했다. 장용재(법무법인 광장 소속변호사·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전문위원) 변호사와 정병욱(서울시립대학교 재무금융 교수)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상근감사로는 이영우 전 국민연금공단 감사가 합류한다. 이들 모두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및 코스닥협회 등 외부 중립기관에서 추천받은 인사들로 알려졌다.
신라젠의 이번 경영진 개편은 제약바이오 전문성과 경영투명성을 두루 확보해 거래 재개에 목표를 둔 전략이란 것이 업계 분석이다. 신라젠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신라젠이 거래재개를 위한 과제 중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만 남은 상황이기에 제약·바이오 출신들로 회사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신라젠 측도 김재경 대표 내정에 대해 인정하며, 거래재개는 물론 거래재개 이후까지 고려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대표이사 선임은 이사회에서 의결할 사항이며, 거래 재개뿐만 아니라 거래 재개 이후까지 고려했다. 제약·바이오 출신들이 주축이 돼 연구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 2월 18일 신라젠에 대해 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한 바 있다. 개선기간 종료일은 오는 8월 18일로, 신라젠은 15일 이내(영업일 기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영업일 기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10월 위기 상황 속에서 신라젠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는 장동택 대표는 취임 약 10개월 만에 신라젠을 떠나게 됐다. 김상원 전 대표를 이어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받고 있는 장 대표는 모기업인 엠투엔 관계사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