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중음악상 브릿어워즈 남·여 시상 구분 없앤다

피용익 기자I 2021.11.23 12:34:23

내년부터 남녀 통합한 ‘베스트 아티스트’ 시상
샘 스미스 등 논바이너리 아티스트 요청 받아들여
통합 시상해도 여성 아티스트에게 불리하지 않아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올해 열린 영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 브릿어워즈에서 두아 리파와 제이 허스가 각각 ‘여성 솔로 아티스트’, ‘남성 솔로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러한 이름의 상을 받은 마지막 아티스트가 될 전망이다.

브릿어워즈를 주관하는 영국음반산업협회(BPI)는 내년 시상식부터 남녀 솔로 아티스트 상을 통합해 ‘베스트 브리티시 아티스트’라는 단일 최고상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B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샘 스미스, 윌 영 등 뮤지션들은 현행 제도가 ‘논바이너리’ 아티스트의 수상을 배제한다며 변화를 촉구해 왔다. 논바이너리란 이분법적인 젠더 구분에서 벗어난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실제로 논바이너리 아티스트인 샘 스미스는 ‘러브 고즈’ 앨범이 영국 차트 2위까지 올랐는데도, 올해 시상식에서 후보자 명단에조차 들지 못했다.

당시 스미스는 인스타그램에 “브릿어워드는 나의 커리어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나에게 음악이란 늘 분열이 아닌 통합에 대한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시상식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반영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며 “젠더, 인종, 나이, 능력, 섹슈얼리티, 계급과 관계없이 모두 축하하자”고 강조했다.

1977년부터 시작된 브릿어워즈는 전통적으로 성별에 따라 상을 수여해 왔다. 2019년 BPI가 이같은 관행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을 때는 성별 통합 시상이 여성 아티스트들에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브릿어워즈에 앞서 남녀 구분을 없앤 다른 시상식의 경우를 보면 남성과 여성 수상자가 거의 같은 비율로 나오고 있다.

MTV 뮤직비디오 어워드는 2017년부터 ‘베스트 아티스트’를 선정하고 있는데, 이후 수상자들은 에드 시런, 카밀라 카베요, 아리아나 그란데,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등 남성과 여성이 골고루 섞여 있다.

그래미는 2012년부터 팝 보컬, 컨트리 보컬, R&B 보컬 부문에서 남녀를 통합해 시상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수상자는 남녀 비율이 50 대 50이었다.

한편 내년도 브릿어워즈 시상식은 2월8일 영국 런던에 있는 O2아레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듀아 리파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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