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국내 업체들은 내수 시장이 저가 중국산 제품들로 공급 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점차 컬러강판 쓰임새가 증가하는 만큼 고품질 제품을 앞세워 해외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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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컬러강판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한 KG동부제철(016380)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4% 증가했다. 3위인 포스코강판(058430)도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넘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중순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업계 1위 동국제강(001230)도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전망한 동국제강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는 전년 동기 대비 187.56% 증가한 246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대표 컬러강판 3사의 실적 호조 배경엔 활황을 맞은 가전제품·인테리어 시장이 있다. 컬러강판은 열연강판에 색깔이나 무늬·질감을 입힌 제품으로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고급 건축 내·외장재로 쓰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전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고급 컬러강판을 찾는 기업들이 늘어난 점도 실적 호조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컬러강판 생산량도 늘어 올해 1~8월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증가한 157만 9460t을 기록했다.
컬러강판은 철강업계에선 일반 철강재보다 가격이 최대 2배 이상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기도 하다. 프리미엄 컬러강판은 15%가 넘는 마진율을 기록할 정도다. 불연·항균 등 기능을 담은 컬러강판도 수익성 강화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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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들은 내수시장에 저가 중국산 컬러강판이 유입되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해외시장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도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컬러강판 시장은 공급과잉”이라고 말하며 해외시장 확장 전략을 밝힌 바 있다.
또 해외에서도 전자제품 외관에 플라스틱보다 고급 컬러강판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업체들이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게 하는 이유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국내에서 수출된 컬러강판은 73만 9195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가 늘었다.
동국제강은 현재 180개국 7000여곳인 거래처를 앞으로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해외 생산 거점을 멕시코·인도·태국 등 현재 3개국에서 미국·폴란드 등을 더한 7개국 8곳으로 확대해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하고 해외 판매량도 지금보다 35%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KG동부제철은 2019년 KG그룹에 합류한 뒤 해외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최근엔 태국 방콕 지상철도 레드라인 전체 역사에 750t 규모의 컬러강판을 공급했다. KG동부제철은 이를 바탕으로 해외 주요 프로젝트에 컬러강판을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이들 업체는 늘어나는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설비 증설도 마쳤다. 동국제강은 지난 9월 부산공장에 컬러강판 라인 1기를 추가해 연간 생산량을 76만t에서 85만t으로 늘렸고, KG동부제철은 지난 5월 당진제철소에 라인 2기를 신설해 생산능력을 연간 80만t까지 확대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항균·불연 등의 기능을 갖춘 국내 프리미엄 컬러강판 품질 경쟁력은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컬러강판 수요 감소 등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