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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IT 및 금융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신한카드가 애플페이에 수수료를 지급할 경우 삼성페이에도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카드사에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고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애플페에를 도입하는 카드사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이 애플에 수수료를 내면 삼성에도 내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고 있다”며 “조만간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 중인 카드사들을 만나 입장을 전달할 예정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2023년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하자, 수수료 유료화를 한 차례 검토했었다. 당시엔 카드사와의 갈등이 격화되는 것을 막고 소비자를 위해 상생하자는 대승적 결론에 따라 수수료 무료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현대카드에 이어 신한카드, KB국민카드까지 국내 1~3위 카드사가 모두 애플페이에 수수료를 내고 입점한다면, 이번엔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는 이미 애플페이에서 발생하는 결제에 대해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지급하는 수수료율은 결제 건당 약 0.15%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0.03%)과 비교했을 때 약 5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애플페이를 통한 결제가 늘어날수록 수수료 부담이 더 커지는 구조다. 국내에서 비자·마스터 지원되는 카드를 사용할 경우 해당 브랜드 사용 수수료와 함께 결제 인증에 필요한 토큰(Token) 발행 비용을 추가로 국내 카드사가 비자·마스터카드에 부담해야 한다. 결국 국내 카드사는 애플페이 사용에 따른 수수료를 애플과 비자·마스터카드 3곳에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애플페이는 국내에서 결제시 이미 구축된 국내 결제 규격이 아니라, 비자·마스터카드 등 해외 결제 규격을 사용한다.
그동안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수수료가 없었으나, 애플페이의 확산으로 수수료 유료화가 촉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애플페이가 확산됨에 따라 모바일 간편결제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 신용카드사들이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 고려했을 때 카드사가 연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는 약 13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휴대전화 제조사를 통한 간편지급 서비스(모바일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일평균 2373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애플에 카드사가 지급하는 수수료로 알려진 건당 0.15%를 적용해 계산하면 카드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모바일 간편결제 수수료는 매일 3억5602만5000원에 이른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1300억원 규모다. 모바일 결제 규모가 매년 10% 이상씩 증가한다는 추세를 감안하면 시간이 갈 수록 수수료 지출 부담은 불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