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범위내 접전을 ‘골든크로스’로 보도…대선 기사 과장보도 급증

김현아 기자I 2022.04.13 12:25:24

언중위 선거기사심의위 안건처리 결과
절반 이상 여론조사보도 기준 위반
선거일 임박해 특정후보자 지지유도 칼럼도 제재받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올해 선거관련 기사의 심의 건수가 역대 대선에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대비해 언론중재위원회가 운영한 선거기사심의위원회(위원장 홍성무)는 자체심의 73건, 후보자가 제기한 시정요구심의 12건, 재심청구심의 2건 등 총 87건을 심의·의결해 역대 대통령선거 선심위 가운데 가장 많은 안건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선심위는 선거 시기 한시적으로 설치·운영된다. 지난해 7월 11일부터 신문·잡지 등 지면매체와 뉴스통신 선거기사의 공정성 심의를 담당했다.

오차범위내 접전을 역전 등 과장되게 표현

선심위에 따르면 자체심의 의결 안건의 절반이 넘는 40건(54.8%)은 오차범위 내 여론조사 결과를 단정적으로 보도한 경우였다.

심의위원들은 후보자 간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음에도 다수 언론이 ‘골든크로스’, ‘역전’ 등의 과장된 표현을 사용해 심의기준을 위반한 사례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선거기사심의위원회는 여론의 향방과 추이를 파악하는 지표가 되는 여론조사가 오히려 국민의 판단을 흐리는 도구가 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선거일 임박해 특정 후보자 지지 유도 칼럼도 제재

선심위에서는 총 4건의 ‘주의사실 게재 결정’이 내려졌다. ‘주의사실 게재 결정’은 선거기사의 공정보도 의무 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고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우려도 있어 해당 위반사실을 독자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내려지는 제재결정이다.

특정 후보자를 구체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광고, 후보자 측 성명서 등 홍보자료 전문을 반복 게재한 경우에 주의사실 게재 결정이 내려졌다.

선거일에 임박해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노골적으로 유도하는 칼럼 역시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같은 조치를 받았다.

홍성무 선거기사심의위원장은 “심의기준을 실제 사례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알권리, 표현의 자유 등 충돌하는 여러 법익을 조화롭게 해석하기 위해 치열한 논의를 펼쳤다”며 “이번 선심위가 고심했던 부분들이 향후 이어질 선거기사심의위 운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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