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03일 19시3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글로벌 철강사들의 투자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국내 철강기업들이 CVC를 앞세워 인공지능(AI)과 로봇, 바이오 등 신산업으로 보폭을 넓히는 사이 해외 철강사들은 탈탄소와 에너지 전환, 금속 재활용 등 본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기술에 투자금을 쏟고 있다. 철강 밖에서 새 먹거리를 찾기보다 철강산업 자체를 바꿀 기술에 베팅하는 분위기가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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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철강사들은 최근 탈탄소와 에너지 효율, 원료 재활용 등 철강 본업과 맞닿은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세계 최대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이다. 아르셀로미탈은 지난 2021년 출범한 'XCarb 이노베이션 펀드'를 통해 현재까지 9개 기업에 약 2억달러를 투자했다. 재생에너지와 장주기 에너지저장, 탄소 재활용, 그린수소, 철광석 전기분해 등 투자처 대부분이 철강 생산과 직결돼 있다. 지난해 9월 투자한 미국 에너지 스타트업 일렉트리파이드 서멀 솔루션즈(ETS)도 같은 맥락이다. ETS는 전기로 산업용 고온 열을 만들고 이를 내화벽돌에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아르셀로미탈은 제철공정에서 사용하는 가스를 전기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실제 현장 적용 가능성까지 검증하고 있다.
탈탄소뿐 아니라 원료 확보와 자원 순환도 주요 투자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로 전환이 빨라질수록 철스크랩 등 재활용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처음으로 스타트업 지분투자에 나서 금속 재활용 기업 썬메탈론의 910만달러 규모 시리즈A 후속 투자에 참여했다. 썬메탈론은 독자적인 가열기술로 금속 폐기물을 저비용·저탄소 방식으로 다시 원료화한다. 철강 생산과 후공정에서 나오는 폐금속을 재활용해 원료 부담과 탄소배출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투자 배경이다.
신산업으로 영역을 넓힐 때도 기존 사업과의 연결고리는 놓치지 않는 모습도 포착된다. 고베제강은 지난해 3월 미국 전고체배터리 스타트업 라자냐원에 투자했다. 배터리 자체는 철강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자사 기계사업이 보유한 소재 혼련 장비와 등방압 프레스 기술을 제조공정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투자 배경으로 내세웠다.
투자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지분을 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기술을 실제 제철소에 적용해 성능을 검증하는 식이다. 예컨대 인도 타타스틸은 지난해 8월 인도공과대학(IIT) 부바네스와르 등과 '투모로우랩 액셀러레이터'를 출범해 수처리와 폐열 회수, 로봇·자동화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독일 에너지 기술 스타트업 크라프트블록과는 인도 잠셰드푸르 제철소에서 고온 폐열을 저장했다가 공정에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실증 중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연간 약 2만2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은 개별 스타트업 투자에서 생태계 구축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북유럽 철강사 SSAB는 핀란드 정부 산하 비즈니스 핀란드로부터 올해 4월 2000만유로를 지원받아 관련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기관과 대학, 기술기업, 철강사, 수요기업 등 200곳 이상이 참여해 저탄소 철강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처럼 외부 역량을 본업에 끌어들이는 흐름은 AI 분야에서도 이어진다. 일본 JFE스틸은 AI를 별도 신사업으로 키우기보다 제철공정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올해 4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클라우드 및 생성형 AI를 활용한 제철소 디지털전환 협력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생산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공정을 최적화하고 설비 이상을 예측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 철강사들이 이처럼 외부 기술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배경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철강산업의 생존 경쟁이 있다. 탄소배출 규제와 중국발 공급과잉, 원가 경쟁이 동시에 거세지면서 기존 생산방식만으로 경쟁력을 지키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VC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철강사들이 CVC를 통해 철강 밖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면 해외 철강사들은 스타트업과 기술기업을 활용해 철강 안에서 돌파구를 찾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며 "탈탄소와 공정 혁신이 생존 과제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도 본업과 직접 연결되는 기술에 대한 투자와 협업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0400230.1280x.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