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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역 칼부림’ 조선 첫 재판서 밝힌 범행동기…“피해망상”

김형환 기자I 2023.08.23 12:29:38

‘묻지마 칼부림 시발점’ 조선 첫 재판
살해 혐의 일부 부인…“누군가 미행해”
檢 “불우한 어린시절…또래男에 열등감”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묻지마 칼부림의 시발점이라고 불리는 신림역 묻지마 칼부림 살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선의 첫 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는 범행 동기가 쟁점이었는데 검찰 측은 또래 남성에 대한 열등감이라고 주장했고 조선 측은 피해망상에 따른 범행이라고 반박했다.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지난달 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법 형사32-2부(재판장 조승우)는 23일 살인·살인미수·사기·절도·모욕 등 혐의를 받는 조선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조선은 지난달 21일 오후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절도하고 이동을 위해 택시에 2차례 무임승차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12월 게임 유튜버 A를 ‘게이 같다’며 모욕한 혐의도 있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범행 동기였다. 조선 측은 사기·절도의 혐의는 모두 인정했으나 살인·살인미수 혐의는 일부 부인했다. 모욕의 경우 특정성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혐의를 부인했다. 조선 측은 “피해자들을 살해하려는 고의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부인하고 있다”며 “다만 피해자에게 피해를 끼친 점에 대해 사죄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범행 동기에 있어서는 검찰 측과 달랐다. 검찰 측은 “어릴 적 부모가 이혼하고 할머니·고모 등 친척 등으로부터 키워지며 학교생활에 제대로 된 적응을 하지 못했다”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노력했으나 입사와 퇴사를 반복했고 코로나19 이후에는 구직이 힘들어지자 집에서 1인칭 슈팅게임 등을 하는 등 은둔 활동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모욕 사건과 관련해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고 어릴 적 갔었던 소년원에 대한 두려움·불안·비참함·분노 등이 생겼고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과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신림역 인근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조선 측은 피해망상에 따른 범행이라고 반박했다. 조선 측은 “본인을 미행하고 있다는 피해망상을 겪고 있었다”며 “이러한 이유로 신림역 인근에서 (자신을 미행하고 있는 이와) 닮은 남성을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수의를 입고 재판에 나선 조선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눈과 귀를 손으로 막고 불안한 듯 거친 숨을 내쉬었다. 재판부가 조선에게 공소사실에 대해 할 말이 있는지 묻자 조선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3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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