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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21년 7월 9일 승용차를 운전해 도로를 진행하다가 백색실선이 설치된 1차로에서 2차로로 진로를 변경했다. 당시 2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개인택시가 추돌을 피하려고 갑자기 정지해 승객이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 염좌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에 A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으로 기소됐다.
원심은 백색실선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이 운전한 승용차가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었으므로,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검사가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재판의 쟁점은 백색실선을 ‘통행금지’ 표지로 볼 수 있는 지다.
대법원은 “백색실선은 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침범해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 대해서는 처벌 특례가 적용된다”며 “진로변경금지 위반을 통행금지 위반으로 보아 처벌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해석을 하는 것”이라고 봤다.
특히 “진로변경제한 표지를 위반해 진로를 변경하는 것 자체는 금지돼 있으나, 진로를 변경한 이후 해당 방향으로의 계속 진행이 가능한 경우 그 위반행위를 ‘통행방법제한’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는 있어도, 법 문언에서 말하는 ‘통행금지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청색실선으로 전용차로가 구분돼 있는 경우를 들었다. 전용차로제가 시행되지 않는 시간대에는 청색실선은 백색실선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대법원은 “백색실선을 통행금지 안전표지로 볼 경우, 전용차로제가 시행되는 시간대는 물론 전용차로제가 시행되지 않는 시간대에도 일반 차량의 운전자가 청색실선을 넘어 진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처벌 특례의 적용을 받을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백색실선이 설치된 교량이나 터널에서 백색실선을 넘어 앞지르기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처벌 특례 배제 사유가 규정돼 있으므로, 백색실선을 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로 보지 않는다고 해 중대 교통사고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대법원은 백색실선 침범 교통사고에 대하여 반의사불벌죄 규정이나 종합보험 가입 특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 종전 판례(2004년 등)를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