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실제 투자를 수행할 프로젝트별 특수목적법인(I-SPV)의 운영계약안도 의결한다. 1호 사업을 고르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대규모 자금을 어떤 틀에서 집행할지 결정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I-SPV 운영계약안이 어떤 식으로 짜여있을지도 관건이다.
다만 미국이 지난달 제안한 미국 내 대형원전 건설 포괄적 프레임워크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는 이날 의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엔시날 사업과 I-SPV 운영계약안을 우선 의결한 뒤 원전과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시간을 두고 별도로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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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관계부처 및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열리는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의 안건은 엔시날 프로젝트와 해당 사업의 I-SPV 운영계약안 등 2건이다.
엔시날 프로젝트는 미국 텍사스 남부 라살카운티 엔시날에 총 6.3GW 규모의 가스발전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미국 에너지기업 루이스 에너지 그룹이 사업주로 참여한다. 6.3GW는 원전 6기 안팎에 해당하는 발전용량이다.
발전소는 단계적으로 건설된다. 1단계에서 1.3GW 규모 단순주기 발전소를 짓고 이후 2~6단계에서 각각 1GW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초기 발전소를 가동하면서 전력 수요와 수익성을 확인한 뒤 설비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대규모 선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구조다.
생산된 전력은 텍사스 전력망인 ERCOT에 판매하거나 인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장기 전력판매계약(PPA)을 체결하거나 전력망을 거치지 않고 직접 연결하는 오프그리드 방식이 확정되면 전력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연료 조달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사업주인 루이스 에너지 그룹은 텍사스 남부 이글포드 지역에서 천연가스 광구와 관련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발전소를 자체 가스 생산·운송망과 연결하면 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가격 변동 위험도 일부 낮출 수 있다.
미국이 앞서 엔시날 프로젝트와 함께 후보로 제시한 서밋 카본 솔루션의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사업과 비교하면 현금창출 구조도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160억달러 규모 CCUS 사업은 미국 중서부 에탄올 공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약 1800마일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와이오밍까지 운송·저장하는 프로젝트다. 45Q 세액공제와 탄소배출권, 이산화탄소 처리량, 국제유가와 인허가 등에 수익성이 복합적으로 좌우된다.
반면 엔시날은 전력을 생산해 판매한다는 기본적인 수익모델이 비교적 명확하다. 대미투자 1호 사업을 조기에 가시화하려는 미국과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부터 고르려는 한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엔시날 프로젝트는 사업성이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처음부터 긍정적으로 봤던 사안이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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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익성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엔시날 프로젝트의 사업비는 당초 168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최종 223억달러까지 증액됐다. 최초 검토액보다 55억달러, 약 33% 불어난 규모다.
발전설비뿐 아니라 송전·가스 공급망 등 부대 인프라가 추가됐는지,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분 및 예비비가 얼마나 반영됐는지에 따라 예상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 건설 과정에서 사업비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과 그 부담을 누가 질지도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이날 엔시날 프로젝트와 함께 의결되는 I-SPV 운영계약안이 수익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I-SPV는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실제 투자를 수행하기 위해 두는 특수목적법인이다. 1호 프로젝트 의결이 대미투자기금의 첫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절차라면 I-SPV 운영계약안 의결은 해당 투자를 실행할 법적·운영상 틀을 마련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운영계약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자금 집행과 법인 운영, 참여 주체 간 권리·책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해졌는지는 향후 정부 설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가 전체 투자사업을 관리하는 상위 체계 아래 개별 프로젝트마다 별도 I-SPV를 두는 구조라면 이번 운영계약안이 엔시날 사업에만 적용되는지, 향후 프로젝트에도 활용될 공통 원칙이나 표준적 요소를 담고 있는지가 주목된다.
첫 I-SPV의 운영 방식은 후속 대미투자의 사실상 선례가 될 수 있다. 엔시날 이후 원전·에너지·인프라 사업이 추가로 선정될 때 각 프로젝트의 자금 집행 및 운영체계를 설계하는 출발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첫 계약에서 비용과 위험을 어떻게 나눌지는 1호 사업의 수익성뿐 아니라 전체 대미투자의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엔시날 자체로는 6.3GW에 달하는 발전용량을 소화할 확실한 전력 구매자 확보가 관건이다. AI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더라도 장기 PPA 없이 전력시장 가격에만 의존하면 예상 수익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어느 기업과 어느 정도의 물량·기간·가격으로 PPA를 체결하느냐가 최종 수익률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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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은 지난달 대미투자기금을 활용해 미국 내 대형원전을 건설하는 포괄적 프레임워크를 우리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원전 한 곳에 즉각 투자하기보다 미국 내 대형원전 건설에 한국의 투자재원과 시공 역량을 결합하는 기본 틀을 먼저 만들자는 구상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 확대로 미국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한미 간 이해가 맞을 여지는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에 적용할 노형과 사업 주도권을 놓고 양측의 셈법은 엇갈린다.
미국은 웨스팅하우스의 1.1GW급 AP1000을 중심으로 자국 원전산업을 재건하면서 한국의 자금과 시공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2030년까지 AP1000 10기 착공을 추진하고 있어 대미투자 원전사업도 미국 노형과 공급망을 중심으로 짜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주력 노형은 1.4GW급 APR1400이다. APR1400은 국내 신고리 3·4호기와 신한울 1·2호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적용돼 건설·운영 경험이 축적돼 있다. 2019년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표준설계인증도 받았다. 한국으로서는 검증된 APR1400을 적용해야 공사비와 건설기간을 관리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AP1000이 적용되면 두산에너빌리티와 국내 건설사에는 기자재 공급과 시공 물량이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대규모 자금과 건설 위험을 부담하면서도 설계와 공급, 운영은 웨스팅하우스가 주도해 한수원이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용량 측면에서는 1GW급 한국형 APR1000도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아직 완공·운영 실적과 미국 NRC 인증이 없다. 반대로 APR1400은 미국 인증을 받았지만 미국 측이 구상하는 1GW급 사업보다 용량이 크고 현지 공급망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양측이 절충점을 찾기 위해 웨스팅하우스에 대한 한국 측 지분 참여나 합작법인 설립 등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분 보유가 한수원의 경영 참여와 사업 물량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자금과 건설 위험을 부담하면서 미국 원전 생태계만 키우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역할과 손실분담 원칙을 사전에 확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방서 세제법안 막힌 알래스카…트럼프는 참여 압박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역시 이날 의결 대상에서는 빠졌다. 알래스카 LNG는 북부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남부 니키스키항까지 약 1287㎞의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한 뒤 액화해 아시아로 수출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약 500억달러로 추산되며 연간 2000만t의 LNG 생산을 목표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백악관에서 알래스카주 지원 성과를 강조하며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사람들이 알래스카로 가서 연료와 석유를 싣고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한국의 참여를 이미 진행 중인 것처럼 표현한 셈이다.
문제는 알래스카 가스전 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알래스카 주의회는 지난달 LNG 파이프라인 운영사의 재산세 부담을 대폭 낮추는 세제 개편안을 처리하기 위한 재소집을 표 부족을 이유로 거부했다.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도 투자자와 잠재적 파트너에게 부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프로젝트 금융 조달의 전제가 되는 장기 구매계약도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 사업을 주도하는 글렌파른은 연간 생산능력 2000만t의 80%인 1600만t에 대해 구속력 있는 구매계약을 확보해야 금융 조달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확보한 물량은 연간 약 1300만t으로 알려졌지만 상당수가 예비계약이어서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파이프라인과 LNG 터미널의 최종투자결정(FID)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알래스카 LNG를 연간 100만t씩 20년간 구매하고 프로젝트 지분투자와 파이프라인용 강재 공급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민간기업의 상업적 계약으로, 한국 정부나 공기업이 50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사안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알래스카 LNG 사업은 인허가는 이뤄졌지만, 주의회에서 텍스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중간 선거 이후 주의회 구성이 바뀌는지에 따라 다시 봐야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