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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관들은 합동 감식에서 화재가 시작된 지점과 원인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합동 감식을 진행하기 위한 관건은 적재된 항공유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현재 사고가 난 항공기 양쪽 날개에 4만 5000파운드의 항공유가 실려 있고, 추가 화재로 인한 폭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항철위는 이날 오후 김해공항에 도착한 프랑스 사고 조사위원회 관계자와 논의를 거친 뒤 항공유 제거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르면 항공기를 제작하고 설계한 국가는 사고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
항공유를 빼지 않아도 된다면 오는 31일 합동 감식을 바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추가 사고 위험성으로 연료를 모두 빼내야 할 경우, 합동 감식은 최소 2~3일가량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항철위는 펌프가 아닌 중력을 이용해 연료를 빼는 방법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연료 배출에 24시간 이상이 걸린다.
항철위 관계자는 “감식 과정에서 다시 불이 날 경우 화재로 인한 폭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조치를 사전에 검토하고 연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유를 빼고 감식할 것인지 그냥 두고 진행할지 추후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통상적으로 디퓰링(defueling·연료 제거)을 하려면 항공기 연료 펌프를 돌려야 하는데, 파워 스위치가 있는 조종실 윗부분이 타버려 기름을 빼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화재 원인은 ‘휴대용 보조 배터리’ 발화다. 기체에서 발생한 화재는 기내 뒤쪽 선반 짐에서 시작됐다는 탑승객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항공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기내 수하물을 두는 선반 짐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조금 있다가 연기가 났고, 선반에서 불똥이 떨어졌다”며 “‘타닥타닥’ 소리는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 그런 게 아닐까 싶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증언에 기반해 기내로 반입돼 오버헤드빈(기내 수하물 보관함)에 보관됐던 배터리가 화재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항철위는 조사 결과 사고 항공기 양측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기체 문제로 인한 화재가 아님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