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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정원 23명 중 13명 선발 ‘절반의 완성’…수사 경력도 ‘태부족’
공수처는 16일자로 부장검사 2명과 평검사 11명을 임명하고, 본격적인 수사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공수처 원년 멤버로 출발하게 된 검사들은 이날 오후 2시 20분까지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해 오후 3시부터 보안선서 및 임명장 수여식을 치를 예정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앞으로 공수처 검사들과 함께 고위공직자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로 부패 없는 정의로운 나라를 구현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인권친화적 선진 수사기구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려감이 강하게 묻어난다.
부장검사는 정원 4명의 절반인 2명, 평검사 역시 정원 19명의 절반을 가까스로 넘긴 11명 임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김 처장은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충원 방법과 시기 등을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앞선 검사 선발 과정이 1월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3개월 가까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사 공백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총 13명의 검사들 중 검찰 출신은 부장검사 1명, 평검사 3명 등 총 4명에 불과하다. 일단 김성문 부장검사는 사법연수원 29기로, 부산지검과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 등 17년 간 검사로 근무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수사 역량을 인정받는다.
다만 검찰 출신 평검사는 김수정(사법연수원 30기), 김숙정(변호사시험 1회), 예상균(30기) 검사 3명인데 장기연수를 제외한 이들의 수사경력은 다 더해도 26년에 그친다. 김수정 검사는 2010년, 김숙정 검사는 2017년부터 변호사로 개업했고, 예상균 검사 역시 2014년부터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로 있어 검찰 현직을 떠난지 오래된 이들이다.
◇대형로펌·공공기관·언론 ‘각양각색’…일부 편향성 논란도
검찰 출신 검사들이 예상보다 적게 임명된 가운데, 다른 검사들의 다양한 이력에도 눈길이 쏠린다.
먼저 최석규 부장검사는 판사 출신이다. 사법연수원을 29기로 수료한 뒤 대구지법 경주지원과 서울행정법원 등 판사를 지냈으며, 변호사 개업 후 김앤장법률사무사를 거쳐 최근까지 법무법인 동인에서 근무했다.
평검사들 중에는 대형 로펌 출신들이 눈에 띈다. 김일로(36기)·이승규(37기) 검사는 김앤장, 박시영(변시 2회) 검사는 태평양, 이종수(40기) 검사는 세종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 중 박시영 검사는 2006~2010년 조선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으며, 이번에 함께 임명된 허윤(변시 1회) 검사 역시 2004~2008년 국민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공공기관 출신들도 일부 포진했다. 최진홍(39기)·문형석(36기) 검사는 각각 금융감독원과 감사원에서 근무했으며 김송경(40기) 검사도 전직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이 중 최진홍 검사는 금감원 저축은행검사국, 상호금융검사국, 특별조사국, 조사기획국,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 등을 거쳐 일부 수사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검사들의 상세한 이력이 공개되다 보니 일부 인원들에 대한 공정성 시비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검찰 출신 김숙정 검사는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자 현 정권 들어 주목을 받은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승규 검사는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낸 이공현 지평 대표변호사의 아들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김 처장의 헌재 선임연구관 이력과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최근 공수처와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간 여러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 전 회장 시절 대한변협 대변인을 지낸 허윤 검사 임명도 일부 의구심 어린 시선이 나온다. 이 전 회장은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김 처장을 추천한 인물로, ‘특혜 채용’ 논란을 빚은 김 처장의 5급 비서관 역시 이 전 회장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 처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이번 검사 임명과 관련한 여러 논란에 대해 “좀 지켜봐 달라”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