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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으면서 전국의 워터파크가 줄줄이 개장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들은 걱정이 앞선다. 워터파크 등 물놀이 시설은 대규모 인파가 몰려 밀접접촉이 가능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1일)부터 노래연습장, 실내 집단 운동 시설 등 8개 고위험시설에서 전자출입명부제가 본격 시행하지만, 정부는 기존 고위험 시설보다 감염 위험이 큰 워터파크 등은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달 23일 강원도 홍천의 오션월드를 시작으로 평창 오션700, 삼척 쏠비치 워터피아 등이 속속 문을 열었다. 워터파크는 바다까지 가지 않고도 스릴 넘치는 파도와 짜릿한 어트랙션(물놀이 시설물)을 즐길 수 있어 아이나 20대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곳이다.
아이들의 바람과 달리 부모들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걱정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제보건기구(WHO)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물로 전파될 가능성이 낮고 물을 통해 전파되는 수인성 바이러스보다 염소 소독에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물보다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 밖으로 나온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침방울이 주위 사람들의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워터파크 등 시설은 질병관리본부(질본)에서 말하는 3밀(밀접·밀집·밀폐)에 해당하는 고위험 장소인 데다가 물놀이 시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어 감염 위험이 크다. 물놀이는 사람 간 접촉으로 인한 비말 전파 가능성이 커 자칫 집단감염의 근원지로 악화할 수 있다
이에 워터파크 내에서도 ‘거리두기’와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용자간 2m(최소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 물 밖에서 거리두기가 어려울 경우 마스크를 착용토록 했다. 샤워시설을 이용할 때는 한 칸 떨어지기, 관리사무소 등 다중이용시설은 입장 전에는 발열 검사와 손 소독, 방문기록 작성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워터파크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방역과 안전관리에 힘쓰고 있다. 원마운트의 경우 강력한 거리두기가 가능한 글램핑 시스템을 선보였다. 방문객 입장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발열체크, 방문기록 작성 등 방역과 동시 입장 인원을 기존 대비 20% 이하로 줄여 방문객 안전에 나서고 있다. 캐리비안 베이 측도 기존 정원(2만 명)의 1/17인 하루 1200명으로 입장객을 제한했다. 정선 하이원 워터월드는 밀접 접촉을 막기 위해 실내 시설은 통로로만 이용하고, 야외시설만 개장한다. 강원도 설악의 워터피아는 시간당 350명만 입장을 제한하고, 썬베드 시설 등을 50% 축소 운영한다. 김해 롯데워터파크와 강원도 홍천의 오션월드 등도 방역에 힘쓰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노력에도 허점은 존재한다는 점이다. 마스크는 물에 젖으면 방역 효과가 없어진다. 또 물속에서 마스크를 젖지 않게 갖고 다니기도 어렵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했을 경우 눈 감염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도수 있는 물안경을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워터파크는 밀집도를 낮추기 어려운 시설인데 굳이 개장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라면서 “워터파크 내에서는 엄격한 거리두기와 탈의실과 샤워실 이용 과정에서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꼼꼼하게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