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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일경·김보경·함정선·송이라 기자] 새해 들어 전국 모든 대형마트와 대형 슈퍼마켓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되고 제과점에서의 비닐봉투 무상 제공도 금지됐지만 정책 홍보 부족으로 현장에선 업주와 고객들의 혼선이 여전하다.
4일 환경부에 따르면 개정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대상은 165㎡, 50평 이상으로 규모가 제법 큰 마트와 슈퍼마켓이다. 비율로는 전국 슈퍼마켓과 편의점 10만여 곳 가운데 10% 남짓에 불과하다. 소규모 점포와 재래시장의 경우엔 예외를 허용해 20~50원씩 돈을 받고 비닐봉투를 판매하는 곳이 적지 않다.
다만 점포 규모에 따라 유상판매가 가능한 곳과 금지된 곳이 갈리다보니 소비자들이 계산대에서 점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3일 오후 부천시에 있는 한 할인마트에선 비닐봉투를 제공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붙였는데도 `봉투를 달라`거나 `돈을 주고라도 사겠다`는 고객들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마트 직원 A(48)씨는 “우리는 평수가 커 봉투 판매도 안 된다는 걸 알지만 고객들은 대부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고객은 일주일에 두세 차례씩 오는 가게인데 돈을 주고도 봉투를 살 수 없다는 점원의 갑작스런 얘기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어떤 가게에선 봉투를 주던데 왜 여기는 깐깐하게 구느냐`든지 `지금까지 안 받던 봉투 값을 왜 내라는 건가`라는 등 의문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서울 광화문 소재 한 오피스텔 1층에 위치한 할인마트 직원 B씨는 “우리는 대형마트가 아니라 개당 20원에 비닐봉투를 유상 판매하고 있다”며 “돈을 조금이라도 안 받으면 불법이니까 받는 건데도 얼마로 가격을 책정할지는 점포마다 달라 고민스럽다”고 전했다.
게다가 생선이나 육류 등 수분 있는 제품을 담는데 쓰는 속비닐은 정작 사용 금지 대상에서 빠지면서 물기가 없는 제품을 담는데에도 쓰이고 있는 실정이었다. A씨는 “비닐봉투를 제공하지 않다보니 배추와 같이 커다란 채소나 생선 등을 담는 속비닐 봉투에 물건을 담아가는 고객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고객과 주인들의 혼란을 줄이려면 매장 규모를 불문하고 비닐봉투 사용을 자제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이봉투 사용을 권장하자는 대안도 제시된다. 정부는 대국민 홍보 및 대상 업종(대규모점포, 슈퍼마켓, 제과점)이 대체품 등을 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해 변경내용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장 자율 원칙상 종이봉투와 같은 대체제 가격을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 중구의 한 사무용품 전문점 점원 C씨는 “작년 말부터 50원에 비닐봉투를 유상 판매하고 있다”면서 “대형마트가 아니라 아직까지는 유상판매로 비닐을 사용하고 있지만 결국엔 모든 가게들이 비닐을 없애고 종이로 가야할 텐데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도 종이봉투는 개당 4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막상 종이봉투를 사용한다면 얼마로 가격을 책정할지 본사에서 아직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이렇게 구매한 종이봉투를 다시 가지고 오면 환급금을 주는 매장이 많다. 특히 제과점에 대해서는 무상 봉투 제공만을 금지하다보니 동네 빵집 주인들의 고민이 깊다. 동네 빵집은 입소문에 영향을 받는데 봉투 값을 받으면 손님들이 싫어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1회용 비닐봉투 사용 금지가 나흘째에 접어들며 혼란도 다시 잠잠해지는 모양새다. 고객들이 구매한 물건을 가져온 장바구니에 담아 가거나 구매량이 적은 고객은 종량제 봉투를 사용했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계산대에서 시간이 조금 지연되긴 하지만 큰 불만은 없었다. 비닐봉투를 제공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미처 보지 못한 고객들이 일반 봉투를 달라고 하자 점원이 일반 봉투 판매가 안 된다고 일일이 설명했다. 대부분 고객들은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마트를 방문한 주부 D(38)씨는 “뉴스를 보지 못하고 장을 보러 왔다”며 “점원 설명을 듣고 종량제 봉투로 구입해 구입물품을 담아가는데 대형 마트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큰 불편은 못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대형마트와 기업형 베이커리 체인점에서는 지난해부터 정부와 협약을 맺고 비닐봉투 사용량 줄이기에 나선 상태다.
환경부는 오는 3월말까지 계도기간인 만큼 지자체와 협조해 제도 정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 3일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환경담당자 회의를 열어 정부 지침을 설명했다”며 “소비자 혼란을 감안해 과태료 최대 300만원 부과는 4월 이후로 유예한 만큼 그 기간동안 지자체별로 현장 계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세탁소 등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비닐에 대해서도 재활용을 확대·강화해 앞으로 재활용업체에서 재활용한 양만큼 지원금이 지원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