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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9시 35분께 법원에 도착한 구 대표는 “미정산 사태 가능성을 2년 전부터 인지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지 않다. 사건 발생하고 (인지했다)”라고 답했다. 1조5000억원대 정산대금을 편취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2022년 말 기준 약 5000억원에 달한 미정산 금액을 460억여원으로 10분의 1 이상 축소해 금융감독원에 허위 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도주 우려가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그럴 염려가 전혀 없다”고 짧게 답했다. 구 대표는 피해 변제 계획을 묻는 질문에 “한 번 더 피해자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오늘 재판에서 성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10시 15분께 도착한 류화현 대표는 미정산 사태를 인지하고 있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번 사태와는 다르게 상품권 정산이 지연된 점을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위메프는 빚의 늪이다’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상품권을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어서 ‘상품권의 늪이다’, ‘빚의 늪이다’ 이런 표현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이 사태를 주도한 것이 구 대표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도 책임이 있고 잘못이 있다”면서도 “구영배가 주도했다고 얘기하지는 않았고 다만 구 대표와 모의했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때 당시 구 사장이 자금 구하는 것과 관련해 내부와 외부에 얘기한 게 달라서 감정이 격해진 점이 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이날 심사에서 “저는 위메프를 흑자 기업으로 만들고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서 복귀했고 기존 회사 대비 연봉도 희생하고 1년 뒤 흑자 만들기 위해서 신용대출도 받았다는 점을 소명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류광진 대표와 회생 회피를 위해 공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해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출석한 류광진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구 대표가 티메프에서 1조5950억원 상당의 판매 대금을 빼돌린 뒤 상품권을 할인 판매하는 등 돌려막기식으로 사기 행위를 벌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를 인수하기 위한 대금으로 티메프 자금 67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함께 적용했다. 큐텐그룹 계열사 큐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해 티메프에 692억원의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도 적시했다.
검찰은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에 여러 차례 실패하자 큐텐의 존속과 큐익스프레스 매출 증대를 위해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티메프를 인수한 뒤 소위 ‘쥐어짜는 방식’으로 큐텐 운영자금을 마련해왔다고 판단했다.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이르면 이날 오후께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