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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브라질의 항공기 조사 당국의 말을 인용해 프리고진이 탔던 엠브라에르 비행기 추락과 관련해 공동 조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사고가 났던 엠브라에르 비행기에는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 중역 2명, 경호원 4명을 포함해 총 10명이 타고 있었는데 모두 숨졌다. 러시아는 이후 이달 27일 프리고진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조의를 표했다.
비행기 사고 후 브라질 항공사고 예방 연구센터(CENIPA)는 러시아가 진행할 사고 조사가 국제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면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내 사고에 브라질이 공동 조사 참여 의사를 나타낸 이유는 해당 항공기를 브라질 항공기 제조사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CENIPA와 비행기 제조업체 엠브라에르가 사고 예방을 위해 조사에 참여하고 싶지만 러시아측이 외부 조사를 꺼리고 있어 정보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항공기와 같은 플랫폼 기반으로 제작된 37~50석 규모의 전용기는 악 802대가 운항 중이다.
보통 비행기 사고가 발생하면 여러 국가들이 조사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이번 사고 비행기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는 국내선이었기 때문에 국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항공사의 공동 조사 등 국제규칙을 따를 의무가 없는 것이다.
사고 비행기는 그동안 운항 안전성이 높았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프리고진 사망 배후에 러시아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프리고진은 사망 두달여 전 모스크바로 회군하며 반란을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이다.
조사관 출신 미국 항공 안전 컨설턴트인 존 콕스는 로이터에 “러시아 내부 조사는 비행기가 제조된 브라질의 참여 없이는 항상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며 “러시아 조사의 투명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고진 사망 의혹을 제기하는 서방측을 대상으로 러시아가 인터넷 댓글 부대인 ‘트롤’을 활용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은 트롤 활동을 감시하는 전문가 말을 인용해 “러시아의 인터넷 트롤 네트워크가 지난 주 바그너의 사고에 대해 ‘서방의 적들’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온라인으로 퍼뜨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 전문가들은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인 브콘탁테(Vkontakte)와 엑스(X·옛 트위터)의 수십개 트롤 계정을 분석해왔다. 트롤 계정은 프로고진 사고 이후 “푸틴이 프리고진을 살해한 것은 말도 안된다”거나 “서방이 의도적으로 테러한 것 같다”는 등의 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프리고진 암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CNN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과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안전 보장 합의 후에도 푸틴은 그(프리고진)를 죽였는데 푸틴이 다른 협상에서 다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다”며 러시아와 평화 협상이 무의미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