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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명철 기자I 2025.04.09 10:25:29

블룸버그 칼럼 “관세 전쟁으로 중국 수혜 입어”
“아시아, 중국에 대한 전략적 우선순위 재조정“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이 동맹 관계를 재정비하면서 중국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미국의 관세는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Making China Great Again·MCGA)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워싱턴은 중국의 행동에 대한 지역적 불안을 이용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가 제목에서 제시한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를 인용한 것이다. 미국의 우선주의 정책이 오히려 중국을 띄워주고 있음을 비꼰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해 무역 상대국들이 미국에 가한 잘못(대미 무역 흑자)을 바로잡으려 하는 것이어서 일리가 있지만 일부 결정은 당혹스럽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에 맞서 싸우는 데 유용했던 인도네시아,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을 공격한 것이 역효과라는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함으로써 지지를 받고 있었다.

최근 싱가포르 아세안 전문 연구기관 ISEAS-유소프 이샤크 연구소가 2000명 이상 동남아인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워싱턴(미국)과 베이징(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 등에서 군사력을 과시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시행된 지금 같은 조사를 한다면 응답이 상당히 달랐을 것이라고 봤다.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응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경제장관들은 대책 회의에 나서는 등 혼란한 모습이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12월 아프리카 등 최빈개도국에 대해 특정 제품에 대한 관세를 제로(0%)로 낮추는 등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중국은 2022년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가입했는데 더 많은 아시아 국가가 미국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동참하기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중국은 또 지난달말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경제통상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이들이 역사적인 적대감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유대를 심화할 것을 약속했다”며 “미국의 적대감에 직면한 3국이 어떻게 관계를 강화할 의지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무역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고 아시아 국가들은 혼란스러울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전략적 우선순위가 재조정될 것”이라며 “세계 무역을 둘러싼 이번 전쟁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인도 태평양의 지정학적 지도를 재편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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