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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국내 주요 유통채널에 따르면 아스파탐 발암물질 논란이 불거진 지난달 30일 이후 현재까지 막걸리와 제로탄산 음료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유사하거나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이마트(139480)는 이달 3~5일 막걸리와 제로탄산 음료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2%,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직전인 이달 1~2일은 신세계유니버스페스티벌이 진행된 만큼 할인 혜택 등 변수가 있어 집계에서 제외했다. 사실상 아스파탐 관련 ‘포비아(공포증)’가 빚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등락으로 실제 지난달 대비해선 오히려 막걸리와 제로탄산 음료 판매량이 5% 안팎 늘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A대형마트는 이달 1~5일 막걸리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과 거의 동일했다고 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경우 오히려 이달 1~5일 막걸리와 제로탄산 음료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5%, 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다른 주요 편의점인 CU는 막걸리 11%, 제로탄산 음료 34% 판매가 늘었다. 다른 편의점도 막걸리와 제로탄산 음료 판매량이 각각 51%, 36% 증가했다.
전주 대비해서도 CU의 막걸리 판매는 3% 감소하는데 그쳤고 제로탄산 음료는 오히려 1% 가량 늘었다는 전언이다. 또 다른 편의점도 전주 대비 막걸리는 9% 늘었고 제로탄산 음료도 소폭 증가했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더위와 비가 반복되는 이달 초 막걸리와 제로탄산 음료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서 이번 아스파탐 발암물질 분류 이슈가 일부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식음료 안전논란이 불거지면 이슈발생 직후 판매량 급감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막걸리와 제로탄산음료의 판매량 추이를 보면 ‘포비아’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스파탐 논란이 실제 시장에서 영향이 적은 데에는 IARC의 발암물질 분류와 기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아스파탐 일일섭취허용량(ADI) 등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 영향으로 보인다.
IARC는 발암물질을 △담배와 술, 가공육(1군) △65도 이상의 뜨거운 차, 튀김, 붉은 고기, 교대근무(2A군) △전자파, 알로에, 야채피클, 고사리 등(2B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식약처는 체중 60㎏인 성인이 아스파탐 ADI를 초과하기 위해선 아스파탐 약 43㎎ 함유된 다이어트 콜라 1캔(250㎖)을 하루에 55캔 이상을 매일 마셔야 한다고 안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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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탄산을 생산·판매하는 A사와 대표 막걸리 업체인 B사는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영업 현황을 점검 중이지만 판매량은 조금씩 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관련 업체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A사 관계자는 “IARC가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2B군으로 공식 분류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이날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아스파탐 섭취시 안전성에 대한 평가를 함께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B군에 분류된 다른 물질들을 봤을 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평가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장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막걸리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한국막걸리협회 차원에서 공동 대응에 채비를 갖추는 모습이다.
남도희 한국막걸리협회 사무국장은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WHO의 아스파탐 발암물질 분류 여부가 발표되는 오는 14일에 앞서 식약처 등 관계기관들과 접촉에 나설 예정”이라며 “WHO 발표 이후 법적·행정적 변화 등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사전에 들어보고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