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부모와 따로 사는 저소득 20대 기초생활보장 적용 검토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부모와 같이 살지 않고 독립한 20대를 ‘별도가구’로 보장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권고를 정부가 일부 수용했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사진=인권위)

1일 인권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본인이나 부모가 중증장애인이거나 부모가 차상위계층인 경우 등 취약한 상황에 있는 20대 청년부터 우선 별도가구 보장 범위를 확대하거나 ‘청년 주거급여 분리지급 모델’을 생계급여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저소득층이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받도록 하고, 자활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보장제도 중 하나다. 생계급여, 주거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 해산급여, 장제급여, 자활급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인권위는 작년 12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부모와 주거를 달리하는 19세 이상 30세 미만의 미혼 자녀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상 별도가구로 인정하도록 관련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20대 청년 1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 변화를 반영, 20대 미혼이더라도 원칙적으로 부모와 별도가구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부모 지원이 충분한 청년까지 수급하게 될 가능성 △20대 청년의 사회근로 경험과 취업 유인 축소 가능성 △심각한 재정 소요 수반 등을 이유로 20대 청년 전체를 부모와 별도가구로 인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회신했다.

인권위는 “20대 청년을 부모와 동일가구로 보는 원칙을 변경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은 아쉽지만, 비록 제한적일지라도 결혼하지 않은 20대 청년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가 필요한 대상으로 인식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