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을 꽁꽁 얼게한 한겨울 추위와 달리 행사가 열리는 체조경기장 안은 한여름 이상의 후끈한 열기로 가득했다. 지난해 신한은행에 들어와 연수중이던 새내기 400여명이 뿜어내는 함성은 좌석에 앉아있던 선배 직원들마저 들썩이게 만들었다. 여기저기 박수와 함성, 웃음소리가 터져나왔고 경기장 안은 어느덧 시끌벅적한 장터를 연상케했다.
경기장 안을 달구는 열기 때문인지 류시열 신한금융지주(055550) 회장도 무척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는 "상상 이상의 힘과 열정, 젊은 패기를 느끼고 있다"며 "신한은 역시 다르다는 것을 머리뿐 아니라 가슴으로 알게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 회장은 종합업적평가대회에 처음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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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업적평가 대회는 신한은행이 개최하는 연중 최대 규모의 행사다. 지난 한해동안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직원과 지점 등을 수상하고 격려하는 자리다. 올해는 특히 본부와 지방은 물론 해외에서도 거의 모든 직원이 참석해 대회를 빛냈다. 지난해 이른바 `신한사태`로 위축됐을지 모를 분위기를 청산하고 새롭게 결의를 다지겠다는 의도가 읽혔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대상 시상식이었다. 업적평가대회에선 1000여개의 신한은행 점포 중 60여개의 금상 수상점포를 뽑고, 이 가운데 10개의 으뜸상 수상점포를 가린다. 이후 최종적으로 2개의 대상 점포를 선정하는데, 행사 시작 전은 물론 발표전까지 수상자가 공개되지 않아 누가 수상할지 다같이 마음을 졸이는 시간이 계속된다.
이윽고 대상수상 점포가 발표됐다. 남산금융센터와 명동기업금융센터 두 곳이다.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거머쥔 이들 점포의 감회가 남달랐음은 불을 보듯 훤한 일. 수상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김창성 남산금융센터장은 할말을 잊은 듯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여기저기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는 "고객이 있어 큰 영광이 있었다"며 영광을 고객에게 돌렸다. 남산금융센터는 1조원의 여신 가운데 연체가 1억4000만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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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곤 명동기업금융센터장은 인사이동으로 수상의 영예를 함께하지 못한 직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무대 중앙에 매달린 대형전광판에는 대상수상점포 직원들의 사진이 한장 한장 떴다. 주위의 얘기를 들어보니 신한은행에 몸담으면서 한번 있을까 말까한 영광이라고 한다. 대상을 받을지 모른다며 행내 인트라넷에 올라온 사진을 미리 바꿔놓기도 한다니 직원들에게 이 상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짐작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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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을 받은 직원들은 레드카펫을 밟으며 VIP석 위에 마련된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류시열 회장이나 서진원 행장 등 임원들이 앉아있는 곳보다 위에 마련된 자리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1만3000여명 신한은행 직원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이후 1시간 가량 진행된 문화행사를 지켜봤다. 절차와 위계질서 등을 우선하는 여느 은행 문화와는 다른 느낌이었지만, 이런 영업현장 우선정책이 지금의 신한을 키운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진원 행장도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수상을 못한 직원들에게 "최선을 다한 과정은 언제나 아름답다"며 "낙심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달라"고 위로했다. 서 행장은 또 "여러분이 감내했던 어려움을 잊지 않겠다"며 "강한현장 구축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행사를 통해 분위기 쇄신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행사의 주제는 `Harmony(조화)`였고, 올해 캐치프레이즈도 `동행`으로 잡았다. 직원들의 힘을 모아 고객과 함께 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아울러 새로운 캐릭터인 `신이`와 `한이`를 선보여 조금더 친근한 이미지로 고객에게 다가가겠다는 전략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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