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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차담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과 이 대표가 통합하는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특히 ‘지금 같이 극단적인 정치 환경에선 통합하고 포용하는 행보가 민주당의 앞길을 열어가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고 차담 내용을 전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나중에 정치적으로 큰 변화가 생겼을 때도 결국은 포용하고 통합하는 행보가 갈등을 치유하고 분열을 줄여나가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이에 이 대표는 공감의 뜻을 표하며 “그러한 행보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 등 여파로 서민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만큼 민주당이 추경 편성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 대표는 “민주당이 제시한 안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며 “정부가 빨리 추경을 결정해 준다면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답했다는 게 조 수석대표의 설명이다.
두 사람은 이 밖에도 개헌 논의, 부·울·경 지역 발전을 위한 당 차원의 비전 제시 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따라잡히고 차기 대권 가상경쟁에선 이 대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자 비명계는 이 대표 일극체제에 대한 쓴소리를 내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지지율 고전 등 ‘위기론’을 발판 삼아 친문·비명계 후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날 문 전 대통령이 ‘통합 행보’를 주문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한층 약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야권 내 대권 잠룡이자 ‘친문·친노 적자’로 평가받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일부 친명 세력을 겨냥한 듯 “비판과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문화가 우리가 저들과 다름을 증명하는 길”이라며 “일극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아픈 이름을 버릴 수 있도록 당내 정치문화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동연 경기지사는 최근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정권의 쟁취에 너무 성급하거나, 수권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을 성찰해야 한다”며 “당이 다양한 세력들의 목소리를 수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