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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스마트폰 명함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는 조사 업체 의뢰를 받아 변협회장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협 선관위가 아닌 사설 플랫폼상으로 설문조사가 진행돼 외부 개입 우려가 커졌고, 설문 내용에 현 변협 집행부 출신 후보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설문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었다. 변협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는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및 대의원 선거규칙에 따라 변협 선관위에 의해서만 진행할 수 있다.
김후보 캠프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조사에는 △“귀하는 제51대 변협이 법률플랫폼을 가입, 이용 중인 변호사들을 상대로 탈퇴를 종용한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취지의 심사보고서를 대한변협에 발송한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귀하는 지난 제51대 변협이 법률플랫폼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변호사 회원들 천 수백 명을 상대로 소명요청서를 보내고 최근에는 최대 3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징계결정을 한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귀하는 이번 제52대 대한변협 협회장 선거에서 김영훈 후보와 박종흔 후보는 지난 제51대 변협 집행부의 입장을 계승한 후보들이고, 안병희 후보는 제51대 변협 집행부에 반대하는 입장의 후보라는 점을 알고 계십니까?” 등의 문항이 포함됐다.
드라마앤컴퍼니 측은 하루 만에 설문을 중지했지만 ‘로이어스 시사갤럽’이라는 업체에서 동일 내용의 유선 여론조사를 실시해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김 후보는 “근거 없이 대한변협을 비방하고 헐뜯으면서 응답자로 하여금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설문에 응하면 5000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까지 준다고 해 금품을 살포하면서 유인한 뒤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언제부터 대한변협 선거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된다 한들 정통성과 권위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변협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민간 플랫폼 기업인 ‘리멤버’, 실체조차 확인되지 않는 유령업체 ‘로이어스 시사갤럽’의 부정한 대한변협 선거 개입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이와 같은 설문조사를 의뢰했는지 그 내역과 경위, 로이어스 시사갤럽이라는 업체의 배후가 누구인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을 해당 기업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이같은 외부 개입이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기호 2번 안병희 후보 측은 리멤버 설문조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안 후보 측은 이날 오전 리멤버에 설문조사를 의뢰한 성명불상자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서초경찰서에 접수했다.
앞서 리멤버 측으로부터 ‘안 후보나 안 후보 측이 해당 설문조사를 의뢰하지 않았다’는 사실확인서를 받아 공개한 안 후보 측은 설문조사 의뢰자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판단 하에 이같이 고발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병희 후보는 “인권과 정의를 옹호하는 변호사단체 선거에서 두 번 다시는 정치판에서나 쓰는 위법한 술수들이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 지금이라도 정정당당하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