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의사결정의 단순·효율화를 위해 개인과 기관으로 나눴던 기존 2개 대규모 사업부를 5개로 분할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새 조직은 △거래 서비스 △자산 관리 △시장 △투자은행 등 은행 △미국 퍼스널뱅킹(PB) 등으로 나눈다. 이 5개 사업부 책임자는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에 직접 보고하게 된다. 중간 관리 직급을 없애고 CEO의 직접적인 통제 권한을 더 부여한 것이다.
이러한 조직 개편에 따라 대규모 인력 감원도 이어질 전망이다.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레이저 CEO는 이날 투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어렵고 힘든 결정을 내렸는데 일부 직원들은 매우 불편하게 여길 것”이라며 구조조정 계획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대규모 조직개편과 감원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주주들을 위해 전적으로 옳은 일”이라고 주주 가치 상향을 최우선으로 놓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또 씨티그룹은 관료주의를 없애기 위해 35개 위원회와 공동대표 체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외 지역 관리를 일원화하기 위해 전 세계 약 160개국의 사업을 관리하는 3개 지역(아시아·태평양, 라틴아메리카·유럽, 중동·아프리카)을 담당해온 수장 자리도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씨티그룹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은 수년간 지속한 주가 하락을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씨티그룹은 경쟁사인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자산 규모가 큰 은행이지만, 경쟁사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1년 3월 프레이저 CEO가 취임한 뒤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분에서 철수하는 등 구조 개혁을 추진했지만, 지난달 말까지 씨티그룹 주가는 40%가량 빠졌다.
프레이저 CEO는 직원들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가 심각하게 과소평가되는 현실에 대한 나의 좌절감을 많은 분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운영 방식의 변화로 성공적인 은행이 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그룹은 사업 재조정을 거쳐 내년 1분기 말까지 구조조정을 시행할 계획이다. 프레이저 CEO가 직원들에 보낸 서한에서 이번 조직 개편으로 일부 직원들의 퇴사를 유도할 가능성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올 11월 말까지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20년 만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에서 씨티그룹의 주가는 1.66% 오른 주당 42.37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