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영국 어느 지방의 한 극장, ‘리어왕’ 공연 시작을 앞두고 멀리서 폭탄의 굉음이 들려온다. 공연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 설상가상으로 극단 대표이자 리어왕 역을 맡은 ‘선생님’마저 무대 뒤에서 벌벌 떨기 시작해 극단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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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노배우와 그의 의상 담당자가 연극 공연을 앞두고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전쟁을 배경으로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지만 마냥 어둡고 무겁지는 않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웃음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부담 없이 극에 빠져들 수 있다.
그 이유는 캐릭터의 힘에 있다. 선생님을 모시는 의상 담당자 노먼이 그렇다. ‘리어왕’ 공연 시작 전 노먼이 객석 안내 멘트에 나서는 1막 마지막 장면이 대표적이다. “신사 숙녀 여러분, 경보가 방금 끝났습니다…. 공연을 시작할 테니 살고 싶으신 분은, 아니 가고 싶으신 분들은 가능한 빨리 나가주세요.” 이 장면은 2막에서 다시 한 번 반복된다. 당황한 나머지 터져 나온 말실수가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 짧은 대사에서도 작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전쟁과 같은 위기 속에서도 연극, 나아가 예술은 왜 계속돼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무대에 서는 배우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가는 창작자에게는 연극이 곧 삶인 것이다. 위기 속에서도 예술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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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구성도 인상적이다. 선생님의 분장실을 무대 한 가운데에 놓고 이를 둘러싼 사면을 백스테이지로 설정해 극장 뒤쪽을 훔쳐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리어왕’을 공연하는 무대 안팎을 세트 변화로 표현해내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 연극을 공연 중인 무대 한 가운데 서 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
안재욱·오만석이 노먼 역을, 정재은·배해선이 선생님의 연인인 사모님 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제프리 역에 송영재, 무대감독 멧지 역에 이주원, 옥슨비 역에 임영우 등이 함께 출연한다. ‘더 드레서’는 내년 1월 3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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