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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조사 그만” vs “관행 바꾸라”…입장차 확인한 中-EU

이명철 기자I 2023.09.26 12:03:42

EU,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 조사 후 첫 중국과 만남
中, EU에 전기차 조사 불만 표출…수출 제한 완화 촉구
EU 통상수장 “中 무역 관행 바꿔야”…수입 재개도 요구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던 중국과 유럽연합이 보호무역에 대한 입장차를 확인했다. 중국측은 EU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조사와 반도체 수출 제재 등에 불만을 나타냈고 EU는 중국의 육류·화장품 등 수입 재개를 촉구했다.

발디스(왼쪽) 돔브로우스키스 EU집행위원회 수석 부위원장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2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0차 고위급 경제무역 대화 후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AFP)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중국 관영매체 등에 따르면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집행위원회 수석 부위원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제10차 고위급 경제무역 대화를 공동 주재했다.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거시경제, 무역·투자, 산업·공급망, 금융 협력 등 4개 주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거시정책 조율 강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 공동 수호,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반대, 산업·공급망 안정 공동 수호 등 6개 분야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회담 분위기는 긍정적인 편이었지만 현안인 전기차 보조금 조사나 수출 규제 등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중국측이 이번 회담에서 EU의 중국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에 대해 큰 우려와 강한 불만을 다시 표명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은 EU로부터의 수입을 확대할 의향이 있지만 EU가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수출 제한을 해제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현재 EU는 중국이 과도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값싼 전기차를 유럽에 판매하고 있다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가 마무리된 후에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이러한 EU 조치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EU는 또 이달 21일 역내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반도체법을 발효했는데 자체 공급망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중국 기업이 배제될 것으로 알려졌다. EU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수출도 제한하고 있다.

돔브로우스키스 부위원장은 중국측에 중국이 EU 회원국으로부터 사들이는 육류, 화장품, 의료기기, 유아용 조제분유에 대한 수입 재개를 촉구했다.

다만 중국에 대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선 중단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돔브로우스키스 부위원장은 중국 방문 내내 중국과 관계를 끊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도 중국이 무역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양측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이었지만 협력 여지를 확인함으로써 앞으로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GT는 “중국과 EU는 최근 몇 달간 교류를 강화해왔다”며 “리창 총리는 지난 6월 독일과 프랑스를 방문해 상생협력을 강조했다”며 “이달초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서도 EU 고위 관료들과 만나 ‘중국의 발전은 유럽에 위험이 아니라 기회’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SCMP는 다음주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담당 집행위원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고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대표도 다음달 중국을 찾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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