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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 석학 "물가 정점 논하긴 일러…중앙銀·정부 공동 대응해야"

이윤화 기자I 2022.11.04 13:40:46

세계경제연구원과 우리금융그룹, 4일 국제 컨퍼런스 공동 주최
세션 2 ''세계경제가 직면한 도전을 넘어설 지속성장 해법'' 주제
신성환 한은 금통위원 좌장, 앤 크루거 교수와 성태윤 교수 좌담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국내외 경제 석학들이 지금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나 달러인덱스 상승(달러화 강세)의 정점을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물가와 달러 모두 당분간은 상승 방향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단 조언이다. …

앤 크루거 스탠퍼드대 석좌교수(왼쪽)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중간),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좌담을 나누고 있다.


세계경제연구원은 4일 우리금융그룹과 함께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세계경제가 직면한 도전을 넘어설 지속성장 해법’이란 주제로 열린 두 번째 세션에는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좌장을 맡았고, 앤 크루거 스탠퍼드대 석좌교수와 성태윤 연세대 교수가 연사로 참석해 좌담을 가졌다.

◇전 세계 물가·경기 모두 불확실성 커…경제 복합위기 진단

앤 크루거 교수와 성태윤 교수는 현재 전세계가 처한 지정학적, 경제학적 위기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복합 위기’ 상황이란 점에 동의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크게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피해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 위기 등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보호 무역주의는 인플레이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악영향을 준다는 평가도 내놨다.

크루거 교수는 “미국은 개인소득에서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이 코로나 이전 5%에서 팬데믹 이후 10%까지 늘었는데 이런 이연소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갈등에 의한 글로벌 가치 사슬 붕괴 및 보호무역주의 등은 인플레이션에 악영향(마이너스 작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 반면 기술발전으로 인한 에너지 효율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투자 확대 등은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서 물가와 경기에 상하방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장담하긴 어렵지만 이런 긍정적 요인들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태윤 교수는 현재 고물가, 성장 둔화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으로 정의하고 1970년대 상황과 비교해 설명했다. 성 교수는 “수많은 전쟁이 있었던 1970년대 종전 이후 통화긴축을 했던 것처럼 우리는 코로나19를 전쟁 상황에서 처럼 유동성을 풀어 대응하고 지금은 통화긴축을 이어가는 상황인데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정학적 갈등에 의해 붕괴괸 글로벌 가치 사슬을 회복하고 산유국들의 영향력 하에 에너지 가격이 통제되는 상황에서 영향력을 줄일 수 있도록 에너지 공급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銀·정부 공동 대응…시장안정화·취약계층 지원도 필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과 정부가 통화, 재정 정책으로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크루거 교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서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려가야 하는데, 이와 동시에 (전 세계 각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적재산권, 이커머스 등 다양한 산업들을 다룰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고립주의는 바람직 하지 않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 역시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과 큰 영향이 있다고만 보지만 정부가 해야할 역할도 매우 크다”면서 “에너지 생산 효율성 증대 등에 있어 정부 역할이 많이 필요한데, 현재의 경제지표나 시장의 신호에 집중해 즉각적인 대응책을 내놓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중앙은행은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가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마찬가지로 달러인덱스의 흐름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신성환 금통위원이 “달러 강세가 급격히 일어난 것은 기준금리 격차도 있지만 달러인덱스가 큰 변수로 작용하는데 달러인덱스의 상승 흐름이 얼마나 이어질 것 같냐”고 질문하자 크루거 교수와 성 교수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크루거 교수는 “지정학적 갈등으로 초래된 안전자산 선호 심리,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이 두 가지 요인으로 달러인덱스가 급등했는데 앞으로도 10~15%까진 더 오를 수 있다고 보지만 지속 기간에 대해선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루거 교수는 “미국 인플레이션 상황이 더 나빠지면 달러인덱스가 예상보다 더 오를수 있지만, 유지만 된다면 더 크게 튀진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 교수도 “언젠간 지금과 같은 상승세 안정될 것임이 분명하지만 기간에 대해 예측하긴 어렵다”면서 “지금은 인플레이션 정점이나 달러인덱스 피크라고 판단 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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