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굴조사는 백제 사비도성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부여나성’ 중 부소산성 서쪽 성벽에서 구드래 방향 구간에 서나성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정부 혁신과제의 일환으로 문화재청과 부여군, 백제고도문화재단이 함께 실시한다.
부여 나성은 백제가 사비로 천도(538년)하면서 사비도성 방어와 함께 도성 내외부의 공간적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쌓은 성으로 알려져 있다. 도성의 4면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동나성’, ‘북나성’, ‘서나성’, ‘남나성’으로 부르고 있다.
부여 나성에 대한 발굴조사는 1991년 동나성 구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동안의 조사를 통해 동나성과 북나성은 성벽의 실체와 지형에 따른 다양한 축조 기법을 사용했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서나성과 남나성은 아직까지 그 실체도 모호한 상태다. 사비도성의 서쪽과 남쪽은 천연 해자(垓子, 성벽 주위를 둘러싼 인공의 고랑 혹은 자연하천을 통해 적의 접근을 막는 방어 시설) 역할을 하는 금강이 흐르고 있어 그 존재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서나성의 성벽은 부소산성 서쪽 성벽에서 구드래 방향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 지표상에서는 그 실체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는 서나성의 성벽이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의 성벽 체성부(성벽을 이루는 몸체 부분)를 확인하고, 서나성 성벽으로 추정되는 남쪽의 평탄지 일대에 대한 유구 존재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서나성의 존재 여부와 부여 나성의 구조와 실체를 보다 명료하게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백제역사유적지구 내 부여 나성을 체계적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동아시아 도성사에서도 의미가 큰 백제 사비시기 도성제 구축 양상을 규명하고, 백제 왕도의 면모를 회복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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