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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상대로 ‘특허소송’ 낸 하이얼, 노림수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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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기자I 2017.08.24 10:57:29

해외 진출 늘리는 中 업체 소송 제기 증가 우려
특정 업체 공격보다는 전반적인 공세 성격 짙어

장루이민 하이얼 창업자 겸 CEO. 출처: 하이얼 홈페이지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중국 전자업체들이 한국을 비롯한 해외 선진 업체와의 특허 분쟁에서 공세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줄소송’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삼성전자와 LG전자, 필립스, 제니스 등을 상대로 특허 라이선스 사용료 담합협의로 미국 연방법원 뉴욕북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특허 관리 전문업체인 엠펙엘에이(MPEG LA)와 하이얼 사이에 벌어진 특허분쟁이 빌미가 됐다. 하이얼은 북미 시장에서 지상파, 위성 등 디지털 방송 전송에 사용하는 ATSC 기술표준을 적용한 TV 튜너(수신기)를 자사 TV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주요 기술의 특허권을 갖고 있던 엠펙엘에이와 분쟁이 발생했다. 엠펙엘에이는 하이얼이 소송을 제기한 4개 업체의 ATSC 관련 특허를 대신 관리하는 업체다.

특허사용료에 대한 양측의 협상 과정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면서 엠펙엘에이는 지난 3월 연방법원에 하이얼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하이얼이 이번에 ‘맞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얼은 엠펙엘에이와의 협상이 잘 되지 않자 개별 업체와 협상을 시도했으나 모두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얼의 논리는 엠펙엘에이를 통해서만 협상할 수 있도록 한 이들의 조치가 표준특허의 공정하고 개방적인 사용을 규정하는 ‘프랜드(FRAND)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엠펙엘에이와 하이얼 사이 협상 과정에서 맞대응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개별 기업에 대한 공세 목적이 주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ATSC는 유럽의 DVB, 일본 ISDB 등 다른 기술표준에 비해 전송 속도가 빠르고 호환성도 좋아 북미는 물론 우리나라 등에서 디지털 TV 방송 표준으로 채택된 방식이다. 최근 수도권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지상파 UHD 방송에서도 유럽 방식 대신 ATSC 3.0을 적용했다.

하이얼은 지난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 부분을 인수하는 등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발생하는 특허 이슈에 대해 공세를 취하며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얼에 앞서 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지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을 상대로 4세대 이동통신(LTE) 표준특허 침해 소송을 미국에서 제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 전자·IT 업체들이 한국은 물론 해외 선진업체에 대한 선제 공세를 통해 특허분쟁을 정면 돌파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화웨이나 샤오미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일부 지역에서 특허권과 관련해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이하고, ‘중국산(Made in China)’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개선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는 시각이다. 이 과정에서 전자·IT 분야 입지가 강한 국내 업체에 대한 소송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용어설명

프랜드(FRAND): 표준특허 기술을 공정하고(Fair) 합리적이면서(Reasonable) 비차별적인 방식(And Non-Discriminatory)으로 어느 누구에게나 제공한다는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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