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피터 샌즈(Peter Sands·사진)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회장은 "한국에서 철수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한국 비즈니스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방문중인 샌즈 회장은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27개 지점 폐쇄를 계기로 일각에서 불거진 한국 철수설과 관련, "SC는 분명히 한국에 있을 것이고 그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한국은 변화하는 경제흐름에 맞춰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다"며 "한국의 미래는 밝다"고 평가했다. 또 "SC의 가장 큰 강점은 국제적 네트워크로 한국 기업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에 진출해 투자와 교역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SC그룹은 지난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하는 등 5조원이 넘는 투자를 했으며 한국 시장에서 나오는 이익이 그룹 전체 이익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메가뱅크(초대형은행) 논란에 대해서는 "은행업에서 규모가 크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은행의) 조합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논리적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메가뱅크 논의가 `사이즈`에 치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샌즈 회장은 "(SC금융지주가) 이번에 처음으로 1000억원을 배당했는데, 투자금액인 5조원의 2%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은 "제일은행 인수 후 5년간 성장을 위해 의도적으로 배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매년 적정수준의 배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SC그룹은 SC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샌즈 회장은 한국의 다른 금융지주사들 처럼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갖고 있는 비즈니스를 자체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저축은행을 인수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노조의 반발이 심한 은행권 최초의 연봉제 도입 추진과 관련해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안일해져서는 안되기 때문에 성과주의 문화 도입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과주의 문화를 통해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판매상품을 혁신하는 등 은행성장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