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AI 학습 패러다임이 변화한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AI가 중국의 AI를 앞서 있으며, 범용인공지능(AGI) 개발도 2~3년 내에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AGI 개발을 위한 고성능 AI 칩(GPU)의 필요성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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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대표이사(CEO)인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딥시크 및 수출통제에 관하여’라는 글을 발표하며 AI 발전 단계를 설명하는 키워드로 ①스케일링 법칙(확장성의 법칙) ②예상된 비용 절감 곡선 이동 ③패러다임 전환을 언급했다.
아모데이는 “그간 AI는 1억 달러 모델이 100만 달러 모델보다 3배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것처럼, 자원과 시간을 더 투입할수록 AI 성능이 향상되고, 비용은 효율적으로 줄어드는 스케일링 법칙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딥시크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이 모델 훈련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으면서, AI의 비용은 크게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AI 성능이 2배 증가하는 대신, 비용은 반으로 줄어드는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과거의 사전 훈련된 모델과 달리, 최근에는 강화학습(RL) 기반의 추론 모델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이 모델은 AI가 단순한 정보를 넘어서 더 복잡한 사고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에 기반해 새로운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고 패러다임 전환을 설명했다.
딥시크, 혁신 아닌 예상된 발전…클로드3.5 소넷에서 한 일
다리오 아모데이는 딥시크의 AI 모델(R1)은 혁신이 아닌 예상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딥시크는 미국의 AI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훈련한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단 600만 달러의 비용으로 만들어냈다. 이는 예상된 비용 절감 곡선에 따른 발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엔트로픽은 1년 전 클로드 3.5 소넷(Claude 3.5 Sonnet)을 출시하면서 1000만 달러를 투자해 유사한 방식으로 혁신을 이뤘고, 오픈AI의 o1-preview 모델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네이버클라우드 하정우 AI 이노베이션 센터장도 동의했다. 그는 “작년까지 LLM 개발의 핵심은 투입 규모가 커질수록 AI 성능이 뛰어나지는 1단계였으나, 이제는 강화학습 기반의 추론 모델로 넘어갔다”며 “클로드 3.5 소넷과 오픈AI의 o1-preview 모델도 같은 흐름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정우 센터장은 “추론 모델은 초기 단계로, 컴퓨팅 인프라 일부만 사용해도 뛰어난 모델을 개발할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 발전하려면 과거 1단계처럼 더 많은 GPU를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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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모데이는 “딥시크의 사례는 수출 통제가 중국의 기술 혁신을 막을 수 없음을 시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2026~2027년에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 간의 경쟁적인 AI 진영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며, “AI 발전은 여전히 많은 자원과 고성능 칩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 비용은 꾸준히 줄어들겠지만, 더 스마트한 AI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AI 경쟁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글로벌 안보와 경제적 패권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산 AI 칩에 대한 수출 통제가 필요하다”면서 “엔비디아의 칩이 화웨이의 어센드칩을 넘어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하정우 센터장은 “앤트로픽이 다보스 포럼에서 일반 인공지능(AGI)의 도래 시기를 2~3년 뒤로 예상한 것은 아마 추론 학습에 더 많은 GPU 파워를 투입하려는 계획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며, “현재 미국과 중국은 2단계 추론 학습으로 넘어갔지만, 다른 국가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을 앞당기고, 통 큰 투자를 빠르게 시작해야 한다.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2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 부처 합동으로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SPC 설립) 실행계획(안)’을 발표했으며, 2030년까지 4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AI 추론 모델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2~3년 내에 글로벌 AI 개발 경쟁이 끝날 위기가 커지고 있어, 계획을 앞당기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