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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파업 손해배상청구 원인의 49.2%가 사업장 점거에 따른 생산 중단이었다. 이는 전체 손해배상 인용액의 98.6% 수준이다.
노동조합의 사업장 점거가 파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와 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대부분의 원인이 될 정도로 극단적인 노사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총은 쟁의행위를 둘러싼 손해배상 절대 다수가 폭력적 사업장 점거에서 비롯함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노조법 개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정안은 가담자별 가담 정도(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나누도록 한다. 심지어 사용자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노동조합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경총 측은 “개정안이 현실화될 경우 산업현장은 사용자의 불법을 이유로 사업장 점거 등 극단적인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현상까지 만연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반면 주요 선진국의 경우 원칙적으로 사업장 시설을 점거하는 형태의 쟁의행위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판례법에 따라 사업장 점거는 불법행위로 판단하며, 영국은 법에서 정한 쟁의행위를 제한적으로 보호헤 사용자의 퇴거요구에도 직장점거 시 무단침입 또는 업무방해가 성립한다.
독일은 사업장 점거 형태의 쟁의행위를 위법으로 간주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사용자의 소유권과 점유권에 기한 청구권 등을 인정하며, 프랑스도 판례를 통해 사업장 점거를 금지하고 있다.
경총은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극단적 노사갈등의 주요 원인인 사업장 점거가 전면적으로 금지됨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총은 현행 노조법이 점거행위를 금지하는 생산 및 기타 주요 업무시설의 범위가 협소하고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노동조합이 사업장을 점거하는 경우 판사 성향에 따라 같은 장소에 대해서도 다른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일반시설을 점거하는 경우에도 현장에서는 그 위법성을 판단하기 어렵고 노조가 정당한 점거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노사 간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도 짚었다. 경총 측은 “일반시설의 일부를 점거한 경우라 하더라도 업무의 중단이나 혼란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근로자의 권리까지 침해한다”고 했다.
따라서 경총은 현행 노조법 제42조 제1항을 개정해 ‘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과 이에 준하는 시설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에 대한 점거가 아닌 ‘사업장’을 점거하는 형태의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등 사업장 내의 쟁의행위가 전면적으로 금지됨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현재 불법쟁의행위를 둘러싼 손해배상문제의 절대다수가 폭력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장 점거 관행에서 비롯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추진하는 노조법 개정안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개정 내용을 전혀 담지 않고 오히려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사실상 봉쇄해 극단적인 불법쟁의행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발전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불법행위에 면죄부를 줄 것이 아니라 사업장점거 금지 등 합리적인 노사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