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국금센터 "연준 양적긴축, 조기 종료 시각 커졌다"

최정희 기자I 2024.01.15 11:20:00

작년 하반기부터 역레포 잔액 빠르게 감소
SOFR금리, 연말 급등 이후 안정세 전환
"연준 2~3분기 중 QT 종료 예상 분위기 커져"
QT 조기종료시 금융여건 완화 기대 자극할 수도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일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양적긴축(QT) 조기 종료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시장에선 올 2~3분기께 QT 종료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금융센터는 15일 보고서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역레포 잔액 감소에 주목하면서 QT 축소 논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 확인됐다”며 “금융시장의 조기 QT 종료 기대가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연준의 대차대조표상 자산은 2022년 6월 QT 개시 후 8조96000억달러에서 7조7400억달러로 축소됐다. 이중 지급준비금은 QT 시작 후 작년 2월까지 빠르게 감소했으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다시 증가해 3조3600억달러에서 3조5400억달러로 늘어났다. 반면 역레포 잔액은 2조달러를 상회하다 6300억달러로 축소됐다. 작년 하반기 단기 국채(T-Bill) 발행 증가로 머니마켓펀드(MMF)가 역레포를 팔고 단기 국채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말 SOFR, 국채담보레포금리가 급등하면서 단기자금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연초 들어 다시 안정세를 찾았지만 QT가 계속되는 한 단기자금 시장이 불시에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2019년 9월 연준이 QT를 해나갔던 당시 단기자금시장 불안으로 QT를 조기 중단하고 단기자금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금리 인하까지 나선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국금센터는 “2019년 9월 연준의 1차 QT가 마무리될 무렵 유동성 부족으로 자금시장이 큰 혼란을 겪었던 만큼 연준이 이번에는 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QT를 종료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에 비해 지준의 여력이 크기 때문에 연준이 QT를 해나갈 만한 상황이지만 그때와 다른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국금센터는 “현재 QT 속도(월 950억달러 감축)가 유지된다면 지준은 연말 3조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나 이는 여전히 경험칙에 의한 적정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적정 지준을 2조2000억달러로 본다.

그러나 은행들은 작년 SVB 파산 사태를 겪으면서 고유동성 자산인 지준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작년 9월 연준이 은행권 재무책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결과 77% 이상이 최소 안정 수준 이상의 지준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했다. 그러다 보니 적정 지준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은행시스템 내 지준이 아직 충분한더라도 은행별로는 지준 상황이 제각각이다. 특히 예금유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형 은행들의 지준은 감소하고 있다는 평가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QT 감속 논의가 필요한 이유로 유동성 분재가 균일하지 않아 일부 개별은행들이 먼저 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국채 공급이 증가하고 있다. 국채 공급과 연준 QT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국채 시장의 수급 부담이 심화될 우려가 커진다. 이에 레포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역레포 잔액이 빠르게 소진되고 레포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역레포 잔액이 소진될 경우 연준은 QT를 지속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금센터는 적정 유동성 수준에 관한 기준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을 고려해 금융시장에선 대체로 올 2~3분기 중 QT 종료를 예상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QT 종료 시점의 지준은 당초 예상(2조8000억달러~2조9000억달러)보다 큰 3조~3조5000억달러로 예상된다.

다만 국금센터는 “연준이 금융시장의 예상처럼 조기에 QT를 종료할 경우 자금시장과 국채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전망이나 조기 QT 종료가 금융여건 완화에 대한 시장 기대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연준은 QT 종료 시기 결정에 있어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