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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국내 증시는 물가가 완전히 잡혔다고 확인되기 전까지는 지수가 오락가락할 것으로 판단했다.
최 부문장은 “물가가 확실히 낮아졌다고 선언하기에는 아직 멀어보인다”면서 “점도표(dot plot)에서는 내년 말 금리 전망치를 4.6%로 보고 있는데, 물가가 더 높으면 5%까지도 올릴 수 있어 정책금리 인상 유발 가능성에 따라 국내외 증시가 또 다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코스피 예상 하단은 수급 요인으로 매도가 이어지면 230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당분간 물가와 기준금리 전망의 영향을 받아 2600선까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다만 우려되는 점은 연준이 2600선에 닿기 전 계속 ‘워닝 사인(warning sign·위험신호)’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이번에 2500선 초반에서 위험신호를 준 것을 감안하면 연말까지는 2600선으로 단기 반등해도 계속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9월 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7~8월 단기 매수액 만큼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지난 7~8월 외국인 매수세 유입은 단기 투자로 그들이 지금 되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 5조~6조원 순매수 한 것을 고려하면 그 정도 빠져나갈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서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 중이고, 신흥시장 중 한국 비중을 이미 축소한 상태라 대규모 매도세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코스피 시장의 위험요인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뿐만 아니라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를 꼽았다. 그는 “국내 무역수지가 적자임에도 그나마 괜찮았던 건 내수가 뒷받침됐기 때문인데, 부동산 시장 침체로 내수마저 꺾이면 비빌 언덕이 사라지게 된다”면서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둔화와 내수 감소를 우려했다.
아울러 3분기는 상장사들의 실적 컨센서스가 한 달 전에 비해 10% 정도 내려온 만큼 실적장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분기별 감익을 시장이 반영하고 있어 지수가 더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면서 이제 한국도 50bp(1bp=0.01%포인트) 인상을 열어둬야 하는데, 부동산 시장과 대외적인 환경을 감안하면 내년 초까지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 영향으로 주식시장은 지금의 하향조정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반등처럼 보였다가 내리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상황 속에서는 현금 비중을 늘리고 방어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보고 대응하기 보다 그나마 수익성이 날 수 있는 업종에 관심을 모아야 한다는 얘기다. 고환율로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종합상사, 정부 자금이 지원되는 신재생에너지 등이 이에 속한다. 또 배당주이거나 현금흐름이 좋은 종목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바닥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평소보다 주식을 덜 가지면서 저점 매수에 쓸 현금을 미리 마련해두는 방어적인 대응이 중요하다”면서 “장기채권은 전체 투자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담아둘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