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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합성 PVC(폴리염화비닐) 등 고급 패션 시장엔 명함도 내밀지 못하던 소재의 가방이 부쩍 늘었기 때문. 가격도 10만원대에서 30만원대 후반으로 결코 저렴한 수준이 아니다. 명품백 등으로 가격 가치를 따지기 보단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며 시장의 변화를 주도했다.
삼성물산(000830) 패션부문(구 제일모직)이 지난 2010년부터 전개한 일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의 ‘바오바오(baobao) 백’은 특이 소재 가방의 대명사로 불린다. 합성 PVC소재에 에나멜 등을 덧붙인 이 가방은 얼핏보면 정삼각형 모양의 플라스틱 조각을 이은 장난감 큐브처럼 보인다. 내용물이 없을 때는 납작한 종이처럼 되지만 내용물을 넣으면 모양에 따라 각이 지는 독특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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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가죽도 아닌 합성 PVC 가방이 30만원 후반대면 비싸다고도 할 수 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외 디자이너 제품이고, 몇 백만원 하는 명품백보다 흔하지 않은 희소성의 가치가 더해져 인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핸드백 브랜드 ‘쿠론’이 지난해 선보인 ‘쎄콰트레’ 역시 올해 들어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배 증가했다.
이 핸드백엔 자동차 시트 제작에 사용되는 섬유 ‘지오닉’이 쓰였다. 지오닉은 코오롱글로텍이 2012년 말 원진테크와 기술 협력으로 개발한 특수 소재로 프린팅과 색깔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가죽으로 보이기도 하고, 얇은 플라스틱으로도 보인다. 쎄콰트레가 인기를 얻자 지난 7월 NFC(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백 라인도 출시되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김희진 코오롱인더스트리 홍보팀 과장은 “비싼 가죽이 아니더라도 최첨단 기술이 적용됐거나 소재가 독특하면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개성있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하반기에도 코오롱만이 선보일 수 있는 특이 소재 제품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LF(093050)의 ‘질스튜어트 액세서리’에서 지난 5월 첫 선을 보인 ‘프리즘 백(Freesm Bag)’은 출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이 가방은 빛을 굴절시키는 광학 물체를 말하는 프리즘(prism)과 발음이 비슷한 제품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PVC 합성소재 표면을 PU컷팅 방식으로 다듬어 금속성 재질 느낌이 나게 만들었다. 가죽보다 가볍고 짐이 많이 들어가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의 구매 비율이 높다. 빛을 반사하는 금속성 재질이 세련된 느낌을 줘 20~30만원 하는 가격에도 만족도가 높다고 질스튜어트 액세서리 측은 설명했다. 하반기엔 디자인과 사이즈를 다양화해 상반기보다 30% 정도 많은 양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상호 LF 홍보팀 차장은 “최근 소비자들은 고가의 제품을 선호하는 명품족과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흔하지 않은 디자이너 제품이나 사회적 의미가 부여된 제품을 찾는 실용적인 소비자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업계는 신소재 개발과 IT 기술 접목 등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다. 가죽만을 최고로 쳤던 핸드백 시장에 변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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