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생존자 통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료 실마리 찾았다"

오희나 기자I 2016.08.29 12:00:00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방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국내연구진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극복할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대구 지하철 참사 생존자 대상 5년간의 추적 연구를 통해서다.

이번 연구로 특정 국소 뇌내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부터의 회복을 빠르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화여대 윤수정·류인균 교수팀은 국내연구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극복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편도체 중심 뇌내 네트워크의 종적 변화 양상을 규명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성폭력, 전쟁, 교통사고와 같은 외상 사건 후에 발병하는 정신장애다. 사건과 관련된 불안한 생각, 감정, 꿈, 사건 관련 단서에 대한 심리적·신체적 반응, 사건 관련 단서 회피, 생각과 감정의 변화 및 각성 증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뇌영상기술을 이용해 PTSD 발병 및 유지의 핵심 구조물로 알려진 편도체와 공포기억과 관련한 해마, 시상, 뇌섬엽, 안와전두피질 등 주요 회로를 잇는 연결성의 정도가 회복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특히 이러한 변화의 양상이 회복 정도나 속도와 연관돼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대구 지하철 참사 생존자 중 PTSD를 가졌던 생존자 30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해 PTSD 증상 회복 정도를 평가하고 그들의 뇌영상을 정상군 29명과 비교 분석했다.

이를 통해 편도체와 주변 뇌 부위 연결성의 강도가 PTSD 회복과정에서 순차적이고 역동적으로 변화함을 확인했다.

대구지하철 참사 생존자의 뇌영상분석 결과 편도체와 뇌섬엽의 연결성은 외상 사건 약 1.43년 후(측정시점1)에는 정상군에 비해 강했다가 증상이 회복될수록 외상 사건 약 3.9년 후(측정시점3) 정상인의 수준으로 감소했다.

편도체와 시상의 경우 측정시점1에는 정상군에 비해 약화된 연결성을 보이다가 회복이 진행될수록(측정시점3이 될수록) 정상인 수준으로 회복됐다.

편도체와 안와전두피질의 연결성의 경우 측정시점1에는 정상인에 비해 약화된 연결성을, 측정시점2(외상 사건 약 2.7년 후)에는 정상인보다 강화된 연결성을 보이고 측정시점 3에는 정상인 수준으로 연결성이 회복됐다.

임상 증상의 경우는 편도체와 안와전두피질의 연결성이 높을수록, 편도체와 시상의 연결성이 높을수록 약화되는 양상을 보여, 편도체와 이러한 구조물의 연결성을 뇌자극기법이나 약물을 통해 강화시킬 경우 증상을 빠르게 경감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첨단 뇌영상 연구를 통해 PTSD 회복 과정을 규명함으로써, 향후 PTSD 치료법 개발 과정에서 불안이나 우울 등 비특이적 증상완화가 아닌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수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의 뇌가 어떻게 충격으로부터 회복하고, 조화와 균형을 회복해 가는가와 관련된 관찰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편도체와 안와전두피질, 편도체와 시상의 연결성이 강해질수록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이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다양한 뇌자극기법이나 신약 등을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근본적인 원인 치료법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제는 미래창조과학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지원받았으며, 연구결과는 뇌 과학 및 정신의학 분야 권위 있는 학술지인 신경정신약물학(Neuropsychopharmacology, IF 6.399, JCR 분야 상위 4.2% 해당) 온라인판(8월 18일자)에 게재됐다.

외상 사건 후 시간의 경과에 따른 편도체와 각 뇌의 연결성 변화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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