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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에 팔지말고 제주는 직거래만’…호야렌즈, 과징금·시정명령 ‘제재’

조용석 기자I 2021.11.08 12:00:00

공정위, 한국호야렌즈에 과징금 5700만·시정명령
누진다초점렌즈 할인점 공급 막고 대리점 판매구역 설정
‘제주도 직영화 프로젝트’ 하며 직거래점 유통만 허용
공정위 “누진다초점렌즈 소비자 부담 완화 기대”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누진다초점렌즈 국내 1위 사업자인 ‘한국호야렌즈’가 가격 경쟁을 막기 위해 할인판매점에 물건을 팔지 못하도록 하고 대리점에 영업지역을 할당하는 등 불공정행위를 하다가 제재를 받게 됐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구속조건부 거래 및 부당한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를 강요한 한국호야렌즈에 과징금 5700만원과 함께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한국호야렌즈(호야렌즈)는 일본 호야 코퍼레이션의 한국법인으로 국내에 안경렌즈 등을 공급한다. 누진다초점렌즈는 근시와 원시를 동시에 교정하고 특히 노안 교정을 위해 많이 사용되는 렌즈로, 한국호야렌즈의 이 부문 시장점유율은 최근 5년(2015~2019년) 1위다.

공정위에 따르면 호야렌즈는 2017년부터 대리점이 할인판매점과 자사 누진다초점렌즈를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할인판매점의 공격적인 가격정책이 호야렌즈와 직거래하는 안경원(소매점)의 가격 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또 이를 위반한 대리점에 공급계약을 해지해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계약준수확약서도 강요했다.

실제 호야렌즈는 자신들이 지시한 할인판매점 공급 금지를 어긴 대리점을 찾아내기 위해 직접 할인판매점을 통해 렌즈를 구입하기도 한 것으로 공정위 조사결과 드러났다.

호야렌즈는 대리점이 자신과 직접거래하는 안경원(소매점)과 거래하는 것도 금지했다. 대리점의 저렴한 가격이 자신들의 직거래 정책에서 가격 하락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야렌즈는 2019년 제주지역 전체를 직거래점으로 만들기 위한 ‘제주도 직영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이를 위해 호야렌즈는 전체 대리점에 공문을 보내 제주도에 물건 공급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호야렌즈는 누진다초점렌즈 공급 계약 시 대리점마다 영업지역을 설정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공급중단 및 계약해지를 할 수 있다는 계약을 맺었다. 이 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23조 1항 5호에서 금지하는 ‘구속조건부 거래행위’다.

이밖에 호야렌즈는 11개 대리점과 물품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자신이 제공한 공급가격표를 준수해 안경원에 공급하게 하고, 특정렌즈에 대해서는 직거래점에 적용하는 할인율과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토록 강요했다. 이는 모두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해당한다.

다만 공정위는 호야렌즈가 이를 위반한 대리점 등에 물품을 공급하지 않는 등의 불공정계약을 실제 이행하지 않은 것을 감안해 과징금을 책정했다.

선중규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호야렌즈 누진다초점렌즈 판매점 사이에도 가격 경쟁이 발생해야 하지만 호야렌즈는 여러 불공정행위로 이를 막아왔다”며 “이번 조치로 최종소비자와 개별안경원에 대한 가격 경쟁이 활성화되고 고가의 누진다초점렌즈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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