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장윤금 “AI가 대신 경험해줄 순 없어…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교육 필요”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피용익 기자I 2026.10.07 06:50:03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2026 W페스타] 장윤금 삼성행복대상위원장 인터뷰
“AI 활용 격차가 경제·소득 격차로 이어질 수도”
“경험·사색·경륜이 AI 시대 인간의 경쟁력”
“젊은 세대, 한번 저질러봤으면 좋겠어요”
“행복은 미래의 목적지 아닌 오늘 만들어가는 과정”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인공지능(AI)은 지식과 정보를 줄 수 있지만 우리 대신 경험해줄 수는 없습니다.”

장윤금 삼성행복대상위원회 위원장(전 숙명여대 총장)은 AI 시대일수록 교육이 ‘인간다움’을 키우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인간을 AI처럼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교육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교육 현장에 몸담은 그는 2020년 숙명여대 총장에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과 맞닥뜨렸다. 이전까지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온라인 교육이 순식간에 대학 교육의 중심이 됐다. 학생들의 생활 방식도 달라졌다. 함께 모여 공부하고 활동하던 학생들이 혼자 수업을 듣고, 쇼핑하고, 여가를 즐기는 데 익숙해졌다. 그런 세대가 생성형 AI를 만났다.

장 위원장은 “학생이 바뀌었다기보다 학생들이 살아가는 틀이 달라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갖고 있느냐가 경쟁력이었지만 이제 AI에 물어보면 몇 초 만에 답을 얻고 정리와 번역을 하고 발표 자료까지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AI 쓰느냐 마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

문헌정보학자이기도 한 그는 교육 현장에서 ‘AI를 사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논쟁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고 봤다. 중요한 것은 AI를 제대로 사용하는 능력이다.

장 위원장은 “AI에 질문을 잘하는 것, AI가 내놓은 답이 정말 맞는지 판단하는 것, 그 답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자기 방식으로 바꾸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렇다면 그런 능력을 어디서, 어떻게 배울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AI 활용 능력의 격차를 우려했다. 경제적 여건이나 교육 환경에 따라 AI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달라진다면 기존의 정보 격차보다 훨씬 큰 격차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에 접근할 기회뿐 아니라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까지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며 “AI 리터러시를 특정 학생이나 계층만 갖는 능력으로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커지면 결국 경제적·소득 격차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국가 차원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의 시간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 4년이라는 정형화된 교육만으로 100세 시대를 살아가기 어렵다는 얘기다.

장 위원장은 “20대 초반에 대학을 졸업하면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70년 이상 남는다”며 “20대까지 공부한 것으로 그 70년을 살아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50대에도 새로운 교육을 받고 60대, 70대, 80대까지 배우면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평생교육의 기반을 지금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못하는 것, 우리 대신 경험하는 것”

그가 AI 시대 대학 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경험’이다.

“AI는 많은 것을 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못하는 것이 있어요. 우리 대신 경험해줄 수는 없습니다. 경험은 우리가 해야 합니다.”

질문하는 힘과 깊이 생각하는 힘, 창의력과 상상력도 결국 직접 해본 경험에서 나온다고 봤다. 장 위원장은 “상상만 100% 해서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는 교육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오랜 경험과 경륜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기자를 예로 들었다. AI에게 아침 주요 뉴스를 정리해 달라고 하면 순식간에 결과물을 내놓지만 그 뉴스 뒤의 맥락을 읽고 사건과 사건을 연결하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 위원장은 “AI가 뉴스를 정리해올 수는 있지만 그 뒤에 있는 스토리까지 상상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쌓은 폭넓은 경험과 경륜이 있어야 볼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따라올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을 키워야 한다”며 “사람들과 토론하고 부딪히고 직접 경험하면서 깊이 사색하는 능력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장윤금 삼성행복대상위원장(W페스타)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장윤금 삼성행복대상위원장(W페스타)
“교수·총장 되겠다고 계획한 적 없었다”

장 위원장의 삶 자체도 ‘계획’보다는 ‘경험과 도전’에 가까웠다.

그는 “교수가 돼야겠다거나 총장이 돼야겠다고 한 번도 계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남편을 따라 미국에 갔다가 공부를 시작했고 장학금을 받고 일하며 학업을 이어갔다.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돌아왔고, 모교인 숙명여대에서 교육자로 일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여성 리더십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사업을 수행한 경험은 그의 시야를 넓혔다. 아프리카와 남미, 아세안 국가 등의 현장에서 교육 기회의 격차와 열악한 여성의 현실을 직접 목격했다. 이후 숙명여대 총장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등 예상하지 못했던 자리까지 맡게 됐다.

장 위원장은 자신을 ‘다른 길을 가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오늘 이 길을 가봤으면 다음에는 다른 길을 가보고 싶다”며 “차를 타고 갔다면 걸어가 보고, 그러면 전에 안 보이던 시장도 사람도 보인다”고 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도 크게 주저하지 않는 편이다.

“일단 저지르고 나서 뛰면서 생각해요. ‘내가 지금 시작했는데 이거 어떡하지’ 싶기도 하죠. 그래도 시작했으니까 끝은 잘 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젊은 세대에게도 같은 말을 건네고 싶다고 했다.

“상상하고 고민하고 숙고해서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데 한번 저질러봤으면 좋겠어요.”

다만 무작정 새로운 것만 좇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장 위원장은 도전에는 ‘방향’과 ‘의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일을 계속 찾아다녀도 자신이 왜 그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하면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하는 일의 목적과 방향이 무엇인지, 그 일에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나 혼자 행복한 것을 넘어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삶의 보람과 의미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행복은 미래의 목적지가 아니다”

그의 이런 생각은 삼성행복대상 활동을 하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삼성행복대상은 W페스타와 마찬가지로 여성에 초점을 맞춰 출발했지만 2025년부터 성별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행복에 기여하는 사람과 단체를 발굴하는 상으로 의미와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 연구·창의, 사회·안전, 포용·통합, 청소년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장 위원장은 2023년부터 삼성행복대상 위원으로 활동했고 2025년부터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위원과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더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애쓰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들을 만나면서 ‘행복이란 무엇인가’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행복은 언젠가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고 나면 도착하게 되는 미래의 목적지가 아닙니다. 바로 오늘,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행복을 ‘나눔’이라고도 표현했다. “내가 갖고 있을 때보다 나눌 때 행복은 50배, 100배로 커질 수 있다”며 “나 혼자 행복하게 사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자신의 일을 확장하는 분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여성에서 출발해 더 넓은 ‘우리’로 외연을 넓혀가는 W페스타의 변화에도 공감했다. 삼성행복대상 역시 여성 중심에서 출발해 사회 전체의 행복으로 범위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닮았다고 봤다.

그는 다만 외연의 확장이 여성의 이야기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성의 이야기는 지금도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면서도 “여성만으로 국한하지 않고 의미를 확장하면 파급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오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리는 제15회 W페스타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온 패널들과 만난다. 올해 W페스타의 주제는 ‘우리를 잇는 당신의 이야기’다.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AI와 교육, 도전과 행복이라는 서로 다른 주제를 관통한다. 더 빨리 답을 찾는 것보다 직접 살아보고,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경험은 우리가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장윤금 “AI가 대신 경험해줄 순 없어…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교육 필요”
장윤금 “AI가 대신 경험해줄 순 없어…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교육 필요”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W페스타

- 유튜버 '우자까' 우은빈 "예상과 다른 삶은 좌절 아닌 영화의 한 장면" [W페스타 2... - 강연·공연·명상·전시를 하루에…W페스타 21일 개막 -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이야기…W페스타에서 만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