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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게 죽음을!”…제재 앞둔 이란 대규모 반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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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기자I 2018.11.05 09:58:02

5일 자정 석유 금수조치 등 대이란 제재 복귀
화폐가치 70% 폭락…이란 경제 흔들
이란정부, 반미감정 부추겨 위기 극복 타진

△4일 한 이란 시민이 수도 테헤란 옛 미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미국 달러화 가짜 지폐를 불태우고 있다.[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 동부 시각 5일 0시(한국시간 5일 오후 2시) 미국의 대(對) 이란 2단계 경제·금융 제재(스냅백)이 복원되는 가운데, 4일(현지시각) 이란에서는 대규모 반미 시위가 열렸다. 이란 국영방송은 사람들이 “미국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성조기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진을 불태우는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관계를 비꼬는 ‘도널드 살만’이라는 만화 전시회도 개최됐다.

11월 4일은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이란 대학생들이 미국 대사관을 점거하고 미 외교관과 대사관 직원 52명을 인질로 잡은 채 444일간 농성을 벌였던 ‘학생의 날’이다. 이란에선 매년 이날을 기념해 옛 미국 대사관에서 집회가 열리지만 올해는 더 과격했다. 미국이 2015년 체결했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타결)에 탈퇴하면서 이란 제재를 재개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8월 이란과 자동차·금·귀금속 등의 거래를 금지하는 1차 제재를 취했고 5일 석유 거래 등을 포함한 모든 경제 제재를 복구한다.

이란정부는 반미 감정을 자극함으로써 내부의 결속력을 다지려고 하고 있다. 이란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 군 당국은 5일부터 이틀간 방공 훈련을 실시한다. 미국에 대한 방위력 과시용이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은 “이란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무릎 꿇게 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미 제재 복구는 이미 2012~2015년 미국·유럽연합(EU)으로부터 모든 경제 교류가 중단되는 금수조치를 겪었던 이란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미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이란 정부의 달러화 매입 금지 등을 포함한 1단계 제재를 복원했다. 이번 제재에는 석유뿐 아니라 금융·운송·조선·보험 관련 기관과 개인 기관 7000여곳이 제재대상에 포함된다. 미국의 제재를 어기고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는 미 금융 시스템 접근 금지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란 리알화 가치는 지난해 대비 70% 하락했다. 이란의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고 외국 기업들은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통화가치가 폭락하면서 물가는 급등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내년 이란 경제는 3.6%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4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5일 재개될 이란 제재는 이란에 부과됐던 제재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며 미국의 움직임이 “이미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산 원유 수출이 하루당 100만배럴(bpd) 선으로 감소했고 앞으로도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시적인 면제 조치를 받을 8개 국에 대해서도 원유 수입을 ‘제로’(0)로 줄이는 데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나라들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면제조치를 받을 8개국 명단은 이날 스탭백 발효와 함께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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