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대기업 브랜드 알고보니 중국산…의류 라벨갈이 적발

김보경 기자I 2018.04.04 11:15:06

서울시 의류 라벨갈이 업자 6명 형사입건
MADE IN CHINA→MADE IN KOREA 라벨을 바꿔 대기업 납품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하 특사경)은 중국산 의류를 라벨만 바꿔 국산으로 원산지를 둔갑시키는 일명 ‘라벨갈이’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해 연초부터 현재까지 6명을 형사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서울시 특사경은 동대문 시장과 종로구 창신동 일대에서 ‘MADE IN CHINA’라벨을 ‘제조국명 : 대한민국’, ‘MADE IN KOREA’로 라벨 바꿔치기하는 현장을 적발했다. 심지어 이번에 적발된 업체 중 “저희 가게는 원산지 라벨갈이를 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출입구에 붙여 놓고도 라벨갈이를 하다 현장에서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원산지 표시 위반 라벨갈이로 압수된 의류 중에는 국내 대기업 A물산 브랜드의류도 포함됐다.

A물산(판매사)이 B사(제조사)로부터 ODM 방식(제조업자 생산방식)으로 납품 받는 거래 구조로서, B사가 중국 광저우 시장에서 샘플의류 1~2장을 구매해서 A물산에 제시하자 A물산은 샘플을 보고 B사에게 700개를 주문했다.

그러면, B사는 다시 그 샘플을 사온 광저우 시장에 700개를 주문해 선박물류로 받은 다음 ‘MADE IN CHINA’라벨을 떼어내고 ‘판매사 A물산, 제조자 B사, 제조국명 : 대한민국, MADE IN KOREA’ 문구 라벨을 제작·부착했다. 특사경은 B사가 해당 제품을 A물산에 납품하기 직전 적발했다.

A물산 관계자는 A물산이 디자인 등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B사가 자체 제작하거나 수입해온 의류를 제공받는 ODM 거래 구조이므로 B사가 만약 의도적으로 의류 원산지 표시 위반 라벨갈이 후 납품을 하더라도 사실상 알 방법이 없다고 진술했다.

의류 라벨갈이는 옷 한 벌당 300~500원만 지불하면 중국산 저가 옷이 국산 의류로 손쉽게 둔갑할 수 있으며, 소비자 판매가격은 최소 3~5배 이상 폭등한다. 이에 한국에서 라벨갈이를 하는 중국 보따리상까지 성행하고 있다.

특히 적발된 중국산 의류에 부착된 ‘MADE IN CHINA’라벨은 속칭 ‘홀치기’, 즉 한 땀 박음질로 손쉽게 뗄 수 있어 원산지 변경 라벨갈이가 용이한 형태로 수입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강석원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외국산 제품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이는 라벨갈이는 국내 봉제산업 붕괴를 초래하고 국민을 속이는 행위이다”며 “지속적인 첩보활동과 수사를 통해 공산품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를 근절하고 국내 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대외신인도를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