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6월 임시국회서 서발법 등 처리해야"…대한상의, 조속입법 촉구

신민준 기자I 2021.06.24 12:00:00

대한상의, 기업혁신 생태계 조성 필요한 입법과제 현황 분석
입법과제 37건 분석 결과 입법완료 10건, 미해결 27건
공유주방 등 일부 입법 완료…샌드박스 사업중단 우려 해소
서발법 발의만 10년째…자율주행 로봇 등 발의조차 안된 과제 14건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6월 임시국회 등 국회의 본격적인 법안 논의를 앞두고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혁신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등 근거 마련

대한상의는 24일 기업들의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혁신법안 입법경과를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지원기반 마련 등 기업들의 혁신을 위해 필요한 법안을 비롯해 상의 샌드박스 과제 중 후속 법령정비가 필요한 법안 등 총 37건의 입법경과를 분석했다. 일부는 지난 1월 상의가 국회에 제안한 과제다.

대한상의 분석 결과 법률 개정까지 완료된 과제가 10건, 미해결 과제가 27건으로 미해결 과제가 2배 이상 많았다. 미해결 과제 중에는 상임위 계류 중인 과제가 13건, 미발의 과제는 14건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관계자는 “지난 5월 임시국회에서 샌드박스 3법, 산업집적법 개정안, 가사근로자법 등 일부 법안들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입법에 진척이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상임위 논의가 없거나 미발의 상태인 과제도 많다.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힘을 합쳐 혁신법안 입법에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정부와 국회에서 선제적으로 법령정비에 나선 결과 신속하게 입법이 완료된 과제들이 있다. 공유주방이 대표적이다. 공유주방 서비스는 여러 사업자가 한 주방공간을 공유하는 사업모델로 창업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위생 우려 등으로 금지돼 있어 사업화가 어려웠다. 하지만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통해 승인받은 4개사 포함 총 19개 업체와 기관에서 사업이 가능해졌다.

후속입법도 속속 진행됐다. 작년 12월 공유주방의 정의를 신설하는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유주방 사업모델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전기자동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할 근거도 마련됐다. 기존에는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고 싶어도 대기환경보전법상 보조금을 지급받은 폐배터리는 지자체에 반납해야만 해 민간 차원에서 활용이 어려웠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캠핑용 파워뱅크로 재활용하는 사업모델을 추진 중이었던 굿바이카가 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린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대기환경보전법과 자원순환법 개정안이 작년 12월 나란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전기차 폐배터리의 지자체 반납 의무가 사라지고 회수, 보관, 재활용을 위한 거점수거센터가 생기게 됐다. 아직 성능기준 마련 등 추가로 정비돼야 할 법령이 남아있지만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첫걸음은 뗀 셈이다.

샌드박스 승인 사업자들의 사업중단 우려를 덜어주는 입법도 진행 중이다. 기존에는 특례 승인을 받아도 후속 법령정비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특례기간 만료 이후엔 사업이 중단될 위험이 있었다.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른바 ‘샌드박스 3법’이 국회에 발의됐다. 금융혁신지원법 개정안이 지난 3월,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법 개정안이 5월 각각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다수 과제는 아직 발의도 되지 않아

법안 발의 후 입법이 완료된 법안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 과제들은 아직 논의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이 대표적이다. 국내 서비스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 먹거리가 많은 분야임에도 경쟁국 대비 서비스업의 비중과 고용 모두 낮아 법률상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제정안의 골자다.

지난 18대 국회부터 약 10년 동안 꾸준히 발의되어 온 법안이지만 매번 의료민영화 논란에 휩싸여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다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법안이 발의돼 지난 2월엔 공청회도 열렸지만 이후 별다른 논의는 없는 상태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최근 핀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마이페이먼트 등 디지털금융 혁신의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전자금융업의 자본금 요건 등 진입장벽을 낮추고 인허가 체계를 개편하는 내용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작년 11월 발의됐다.

발의된 지 벌써 반년이나 지났지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세 차례 상정만 됐을 뿐 별다른 논의는 없는 상태다.이 외에도 드론 비행승인 시 군부대, 지자체 등과 상시협력체계를 구축해 드론비행 승인절차를 합리화하는 드론활용촉진법(김민철 의원안 등), 산업데이터 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디지털전환촉진법(조정식 의원안 등) 등 13개 법안이 상임위에서 논의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상의 조사 결과 아직 발의조차 되지 않은 혁신 법안들도 14건에 이르렀다. 특히 미발의 과제의 대부분은 샌드박스 승인받은 과제들에 대한 후속 입법 차원의 법안들이다. 수십 년째 시범사업만 하던 비대면 진료부터 배달·순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자율주행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혁신 사업모델이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의 문이 열렸지만 더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국회 입법을 거쳐야 한다.

비대면 진료를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 자율주행 로봇을 차로 규정하고 있어 보도 통행을 금지하고 있는 도로교통법 등 정비돼야 할 과제가 쌓여 가고 있지만 관련법은 논의조차 없다.

강민재 대한상의 샌드박스관리팀장은 “입법과제의 경우 입법이 완료된다 해도 하위법령 정비가 남아있어 관련법령이 모두 정비되기까지 많은 시일이 소요된다”며 “샌드박스 테스트가 아직 진행 중인 과제라도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는 경우에는 선제적으로 입법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