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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랠리 계속되든 붕괴되든, 비트코인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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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10.16 07: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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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전문 운용사 비트와이즈 맷 호건 CIO 전망
AI 초풍요 시대 오면 희소자산 가치 더 올라갈 듯
거품 붕괴시 정부 100% 구제, 법정화폐 대신 가치 뛷 듯
완만한 성장땐 별다른 가격 조정 없이 투자자 기반 확대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주식시장에서의 인공지능(AI) 랠리가 계속되든, 거품 붕괴로 이어지든 그 결과에 상관 없이 비트코인 가격은 결국 상승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맷 호건 비트와이즈 CIO
맷 호건 비트와이즈 CIO
가상자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인 비트와이즈(Bitwise)의 맷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5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AI를 둘러싼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어떤 시나리오 하에서도 궁극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라는 동일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건 CIO는 자신이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선택형 모험 소설(Choose Your Own Adventure)’을 비유로 들어 투자 논리를 설명했다. 즉 독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더라도 결국 같은 결말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호건은 현재 투자자들이 직면한 거시경제 시나리오의 범위가 자신의 투자 경력 중 가장 넓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AI가 국내총생산(GDP)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전망하는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AI가 인류의 멸종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할 정도로 전망이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호건은 각각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분석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AI가 이른바 ‘초풍요(superabundance)’ 시대를 여는 경우다. 호건은 AI 발전으로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향상되고 지적 노동의 비용이 급격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풍요는 역설적으로 진정한 희소성을 지닌 자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지식이나 지적 노동의 공급은 크게 늘어나지만, 복제하거나 추가 생산할 수 없는 자산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호건은 대표적인 희소자산으로 해안가 토지, 금, 비트코인을 꼽았다. 즉 AI가 생산과 지식의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더라도, 공급량이 제한된 자산으로 가치가 이동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AI 투자 거품이 붕괴하면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경기침체가 발생하는 경우다.

이 경우 비트코인은 다른 위험자산과 함께 초기에는 급격한 가격 하락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호건은 이후 미국 정부가 대규모 구제금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AI 인프라 구축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투자”라고 규정하면서, 관련 투자 거품이 붕괴할 경우 이를 수습하기 위한 정부의 유동성 공급 규모도 엄청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건은 정부가 구제금융에 나설 가능성을 “거의 100%”로 평가했다. 그는 “바로 이러한 환경이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금융시스템과 경제를 구제하기 위해 대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하면 법정화폐 가치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으며, 이는 공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경제가 급격한 호황이나 침체 없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경우다.

호건은 경제성장률이 약 3%, 금리가 4%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 경우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이어온 성장 경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봤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투자자문사들의 비트코인 채택이 확대되며, 기업과 국가가 재무제표에 비트코인을 편입하는 움직임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정부부채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별다른 거시경제적 충격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투자자 기반을 넓혀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호건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비트코인은 그저 시장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승리한다(Bitcoin wins by showing up)”고 표현했다.

호건의 이번 보고서는 AI 산업을 둘러싼 거시경제적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발표됐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Larry Fink)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 데이터센터 건설이 중단될 경우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AI 인프라 투자와 미국 경제 전반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AI 산업에 대한 투자가 단순히 특정 기술 분야의 성장을 넘어 미국 경제 전체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다만 호건은 자신의 전망에도 일정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앞으로 계속해서 일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융시장이 급락했을 당시 비트코인은 불과 며칠 만에 가격이 50%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저점 대비 약 20배 상승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또한 거시경제적 요인과 무관한 위험으로 인해 자신의 투자 논리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가 제시한 대표적인 위험은 전 세계 정부의 강력한 비트코인 규제와 양자컴퓨팅 기술의 발전이다. 특히 양자컴퓨터가 오래된 비트코인 지갑의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가능성은 점차 커지는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양자컴퓨터가 실용화되기 전에 AI가 먼저 가상자산의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을지를 놓고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호건의 최종 결론은 명확했다. 그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거시경제를 둘러싼 거대한 질문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AI가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높이는 초풍요 시대가 오든, 투자 거품이 붕괴해 대규모 경기침체가 발생하든, 또는 현재와 비슷한 경제 환경이 지속되든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비트코인은 결국 수혜를 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호건은 사실상 AI 시대의 경제가 어떤 경로로 전개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의 투자 매력은 높아질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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