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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임용 최소경력 '5년 유지'…국회 법사위 의결

한광범 기자I 2024.09.25 11:19:06

법원조직법 개정안 통과…7→10년 확대 않고 유지
판사 수급 ''숨통''…법조일원화 11년만에 최종 수정
로클럭 제도 수정 요구도…대법 "1년내 대책 마련"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새로 임명된 판사들이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판사(법관) 임용을 위한 최소 법조경력을 5년으로 유지하는 법안이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순차적으로 ‘법조경력 10년 확대’가 예정됐던 법조일원화 정책은 시행 11년 만에 궤도 수정을 하게 됐다.

법사위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법관 임용 최소 법조경력을 현행대로 5년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행 법원조직법은 최소경력을 2025년 7년, 2029년 10년으로 순차 확대하도록 하고 있다.

법조일원화제도는 일정 정도 경력이 있는 법조인들 중 법관을 임용하는 제도다. 과거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별다른 사회 경험 없이, 성적순에 따라 곧바로 임용된 판사들이 부족한 사회 경험 때문에 국민의 법감정을 알지 못한다는 비판이 커지며 제도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국회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결정에 따라 2013년 본격화된 법조일원화 정책에 따라 판사는 일정 정도의 법조경력이 있는 법조인 중에서만 선발된다. 당초 이를 규정한 법원조직법에 따라 판사로 임용되기 위해선 일정 정도의 법조 경력이 요구됐다.

◇‘로펌 수준 처우’ 법조일원화 전제조건은 ‘외면’

당초 법 시행 당시 판사 임용을 위한 최소 법조경력은 2013년 ‘3년’을 시작으로 2018년 5년, 2022년 7년, 2026년 10년으로 순차 확대하도록 한 바 있다. 하지만 법조일원화 정책 시행 이후 최소 경력이 확대가 현실화되면서, 우수 인재의 지원 감소와 그에 따른 판사 충원의 어려움이 현실화됐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안건을 의결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는 미국 제도를 차용한 법조일원화를 시행했지만 정작 제도 안착의 전제 조건이었던 △로펌 수준의 법관 처우 △배심재판제 △법관 정년 연장 △전국적 인사이동 없는 법관 인사 등의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법원이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법조계 안팎에선 “법조일원화는 실패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들 전제 조건의 구축에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법부 내부에선 법조경력 상향을 막아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왔다. 결국 국회는 2021년 8월 최소 법조경력을 5년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논의해 법사위 소위와 전체회의를 통과시켰다. 본회의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부 의원의 반대로 예상을 깨고 부결된 바 있다.

개정안 부결로 법조계의 우려가 깊어지자 국회는 같은 해 12월 판사 최소 법조경력 점진적 확대를 3년 간 유예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최소 법조경력 7년’ 확대는 2025년 1월로, 10년 확대는 2029년 10월로 미뤄졌다.

◇與는 ‘3년’·野는 ‘5년’→여야, 5년 합의

하지만 2025년 법조경력 7년 확대를 앞두고도 법조일원화 제도 시행의 전제 조건이 개선되지 않으며 판사 수급난 우려가 또다시 커졌다. 대법원은 실제 최소경력이 확대될 경우 수년 내에 판사 수가 200명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국회에선 여야 모두 최소 법조경력 확대를 막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최소경력을 현재와 같은 5년으로 유지하는 법안을,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3년으로 하향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여야는 24일 법안심사1소위에서 ‘최소경력 5년’에 합의하며 법안을 합의처리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법조일원화 도입 당시 문제가 된 ‘젊은 재판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현재 재판장을 할 수 있는 최소 경력을 현재 5년에서 10년으로 강화했다. 아울러 현재 법관인사규칙에 따라 ‘20년 이상 법조경력자’ 중 선발하는 전담법관 임용 규정도 상위법인 법원조직법에 명시했다.

이번 개정안은 26일 본회의에서 무난하게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법사위 의원들은 법원조직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재판연구원(로클럭) 제도의 개편 필요성을 주문했다. 법관 임용 ‘최소 경력 10년’을 기준으로 설계된 로클럭 제도를 현실에 맞게 변경해야 한다는 요구였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신규 판사 임용 중 로클럭 출신이 절반 이상인 상황에서, 로클럭 3년을 마친 이들이 로펌에서 2년 정도만 근무 후 법관으로 임용되는 것은 법조일원화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천대엽 대법원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에 대해 “로클럭은 결국 국민들이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재판청구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법조일원화 취지에서 제도를 재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1년 안에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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