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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HBM까지 잡는다"…SK하이닉스, CXL 선점 잰걸음(종합)

김응열 기자I 2024.09.23 14:41:18

세계 최대 오픈소스 OS 리눅스에 메모리 최적 SW 적용
기존 메모리 및 CXL 메모리 등 이종 메모리 성능 향상
연내 CXL 메모리 양산도 추진…고객사 인증 진행 중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불리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메모리 시장 선점에 나섰다. 연내 신제품 양산에 앞서 CXL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세계 최대 오픈소스 운영체제(OS) 리눅스(Linux)에 탑재해 ‘잠금효과’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의 CXL 2.0 메모리.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CXL 메모리의 구동을 최적화하는 자사 소프트웨어 ‘HMSDK’(Heterogeneous Memory SW Development Kit)의 주요 기능을 리눅스에 탑재했다고 23일 밝혔다.

HMSDK는 SK하이닉스 고유의 이종(異種) 메모리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다. 효과적인 메모리 제어로 CXL 메모리를 포함한 이종 메모리 시스템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됐다. 기존 메모리와 확장된 CXL 메모리 간의 대역폭에 따라 차등적으로 메모리를 할당해 기존 응용 프로그램을 조정하지 않고도 메모리 패키지의 대역폭을 30% 이상 확장할 수 있다. 또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를 더 빠른 메모리로 옮겨주는 ‘접근 빈도 기반 최적화’ 기능으로 기존 시스템 대비 성능을 12% 이상 개선한다.

SK하이닉스 HMSDK의 주요 기능이 들어가는 리눅스는 지난 1991년 리누스 토르발스가 개발한 운영체제다. 세계 최대 오픈소스 기반 운영체제로 성장했으며 클라우드 시스템과 슈퍼 컴퓨터를 비롯해 스마트폰과 자동차, 가전기기를 위한 운영체제의 대부분이 리눅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달리 말하면 SK하이닉스와 리눅스의 이번 협업에 따라, 리눅스를 기반으로 일하는 전 세계 개발자들은 CXL 메모리를 이용할 때 SK하이닉스의 기술을 업계 표준으로 삼게 된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차세대 메모리와 관련한 글로벌 협력을 구축하는 데 있어 SK하이닉스가 유리한 입지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자체 개발한 CXL 최적화 소프트웨어인 HMSDK의 성능을 국제적으로 인정 받아 이를 리눅스에 적용하게 됐다”며 “HBM 등 초고성능 하드웨어 메모리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경쟁력까지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특히 CXL 메모리는 HBM 이후 차세대 제품으로 꼽히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대용량, 초고속 연산을 지원하는 차세대 통신 연결 방식(인터페이스)을 말한다. 기존에는 CPU나 GPU 등 각 장치의 인터페이스가 달라 AI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에 제약이 있었다. CXL을 이용하면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통일하는 데다 각 장치에 딸린 메모리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데이터 처리 속도가 더 빨라진다.

SK하이닉스는 CXL 메모리 제품 자체와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잡아 올해 하반기부터 예상되는 관련 수요를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선 하반기 중 ‘CXL 2.0’ 규격을 적용한 첫 서버용 CPU가 출시되면서 CXL이 본격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맞춰 96GB(기가바이트), 128GB 용량의 CXL 2.0 메모리에 대한 고객사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 양산은 올해 연말로 계획하고 있다.

주영표 SK하이닉스 소프트웨어솔루션담당 부사장은 “거대언어모델(LLM)과 같은 AI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서는 반도체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수준을 크게 향상시켜야 한다”며 “이번 리눅스 협업을 계기로 기술 혁신 관련 생태계 확장에 힘쓰면서 토털 AI 메모리 솔루션 기업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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