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는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다. 10만2682대를 판매했다. 월 평균 9200여대 수준이다. 그 뒤를 이어 현대차 중형 SUV 싼타페가 간발의 차이인 9만8559대로 2위를 차지했다.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한 3월 이후 월간 베스트셀링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싼타페가 지난 11월 그랜저에게 월간 판매량 1위자리를 내줬다. 2018년 베스트셀링 모델이 어떤 모델이 될지는 12월까지 두고 봐야한다. 다만 무섭게 치고 올라오던 싼타페의 판매량이 주춤하고 있다. 판매 전문가들은 그랜저가 무난하게 2018년 베스트셀링 모델 타이틀을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연간 베스트셀링 모델을 살펴보면 2000년부터 2009년까지는 쏘나타, 2010년~2013년은 아반떼, 2014년~2015년은 또 다시 쏘나타, 2016년은 포터, 2017년은 그랜저였다. 팰리세이드가 연간 베스트셀링 모델이 될 경우 우리나 최초의 SUV 연간 베스트셀링 모델이 될 수 있다.
그간 대형 SUV 시장은 연간 4만대 규모에서 정체됐었다. 지난해 쌍용차 대형 SUV G4렉스턴 출시에 이어 올해 연말 팰리세이드가 가세하면서 대형 SUV 시장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사전계약만 2만대를 넘겼다. 물론 사전계약이 곧 판매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 팰리세이드 성공을 속단 할 순 없다. 그러나 지금의 기세만 두고 보면 팰리세이드가 고객 인도를 시작할 1,2월에는 월간 베스트셀링(신차 등록기준) 모델 등극이 유력시 된다. 아울러 별다른 품질 문제 없이 인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9년 연간 베스트셀링 모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팰리세이드가 연간 베스트셀링 모델이 될 것이라는 데는 넘어야 할 산이 여럿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팰리세이드가 넉넉한 실내공간으로 대형 SUV 바람을 몰고 왔지만 아직 차량 검증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며 “내년 초 차량이 인도된 이후 불거질 품질 문제 같은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차 폭이 1975mm로 카니발(1985mm)과 거의 비슷해 아파트 좁은 주차장에서 잦은 시비를 일으킬 가능성도 커 베스트셀링 모델 등극까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 고 분석했다.
오랜 만에 팰리세이드 출시로 현대차는 한창 고무돼 있다. 덩달아 대형 SUV 시장은 점입가경이다. 팰리세이드는 기존 쌍용차 G4렉스턴, 기아차 모하비(또는 내년 국내 출시 가능성도 있는 탤루라이드) 뿐만 아니라 수입 대형 SUV인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과 경쟁하며 시장을 키운다. 중형 SUV인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 시장까지 넘본다. 또 팰리세이드가 대가족용 패밀리카로 사용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아차 카니발 시장도 일부 가져올 수 있다.
내년 1월 월간 베스트셀링 모델이 되기 위해선 사전 계약이 많이 이뤄진 만큼 생산량이 뒷받침 돼야 한다. 현대차는 사전 계약분을 내년 3월까지 출고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처음 팰리세이드 생산 캐파(CAPA)가 연간 1만 6000여대라는 소문까지 일각에서 나왔다. 이후 연간이 아니라 부품 조달이 원할해지고 작업자가 숙련됐을 때 월간 생산규모가 1만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정정됐다. 1위 등극을 위한 생산 규모는 충분한 셈이다. 지속적인 소비자의 수요가 따라 줄 지가 의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