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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사, 유연탄 발 실적 폭락…회복 속도는 '온도차'

함지현 기자I 2022.05.17 10:53:59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성신양회 등 영업익 ''뚝''
삼표만 매출·영업익 증가…지난해 기저효과 분석
시멘트 원가 30%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 폭등 원인
순환자원 대체 투입 등 노력하지만, 실적 개선 ''불투명''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주요 시멘트 업체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급락했다. 시멘트 수요 증가로 매출액은 모두 상승했지만 주요 원자재인 유연탄값 급등에 따라 수익은 대부분 악화했다.

실적 전망도 엇갈린다. 원자잿값이라는 외부 요인에 대응하기 어려운 가운데 이미 단가를 높이고 순환자원 대체 비율을 높인 쌍용C&E 정도만 단기적 회복을 점칠 뿐 다른 업체들은 당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시내 한 시멘트공장에 시멘트 수송을 위한 화물트럭과 열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쌍용C&E(003410) 매출액은 376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8%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98.6%나 급감했다. 한일시멘트(300720), 한일현대시멘트(006390) 역시 매출이 각각 2841억원, 820억원으로 9.0%, 5.6% 늘었지만 적자로 돌아섰다.

아세아시멘트(183190)는 매출이 1968억원으로 18% 신장한 반면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36% 줄었다. 성신양회(004980)는 매출이 1978억원, 영업이익이 27억원으로 각각 5.6%, 66% 감소했다.

삼표시멘트(038500)만이 유일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은 1541억원으로 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삼표시멘트의 성적 개선은 지난해 1분기 설비 대보수에 따른 생산량 감소분 등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시멘트 업체들은 건설경기 회복에 따른 시멘트 수요 증가로 전반적인 매출액이 늘었다. 하지만 제조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 폭등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기타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제조 원가가 상승한 여파로 수익성은 악화한 모습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서 확인 가능한 동북아 유연탄 가격은 지난 13일 기준 톤당 249.58달러다. 유연탄은 2020년 평균 톤당 60달러 중반에서 지난해 221달러 수준까지 급상승했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최고 343.73달러까지 급등한 이후 현재는 200달러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 전망에서도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업계 1위 쌍용C&E의 경우 2분기 이후 실적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먼저 시멘트 업체 중 유일하게 단가를 인상했다는 점이다. 쌍용C&E와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달 1종 시멘트를 기존 7만 8800원에서 9만 800원으로, 슬래그 시멘트는 7만 1900원에서 8만 3000원으로 각각 인상해 공급하기로 했다.

유연탄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쌍용C&E는 순환연료 대체율을 올해 52%로 늘려 유연탄 비용을 절감시킬 계획인데다 올해 연간 필요한 유연탄 약 70만톤도 이미 확보했다”며 “1분기 부진은 단기 이슈로, 2분기부터는 큰 폭의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다른 업체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사들도 시멘트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순환자원 대체 투입 등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선제적으로 나선 쌍용C&E와는 수혜 시점 차이가 날 수 있어 당분간은 실적 개선 여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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