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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공동 성명을 통해 멕시코는 관련 수입업체에 제품 원산지에 대한 더 많은 정보 제공을 요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양국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회피를 공동으로 방지하고 북미산 철강과 알루미늄 공급망을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번 조치는 전임 행정부가 남긴 주요 허점을 바로잡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멕시코의 철강 산업 노동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산 제품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중요 광물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했다.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또한 종전 0~7.5%에서 25%로 상향됐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중국이 멕시코로 우회해 무관세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멕시코는 미국과 국경을 맞댄 요충지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멕시코에서 수입한 철강은 약 380만톤(t)으로, 이중 약 13%인 48만t이 북미 이외 지역에서 생산됐다. 이처럼 이번 관세 부과 조치로 영향을 받는 물량은 전체 수입량 대비 적지만,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중국산 철강이 미국으로 쏟아지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블루칼라(생산직 노동자) 유권자의 지지를 겨냥한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일련의 관세 인상에 따라 나온 것”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공화당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는 과거 산업 중심지에서 지지를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올해 초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US스틸 본사는 스윙스테이트(경합주)로 분류되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다.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중국이 자국이나 세계 시장이 소화할 수 없을 만큼 철강을 과잉생산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은 철강의 시장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고 수출 급증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