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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하루 최대 150kg CO2처리···국내 유일 탄소중립화학공정센터 가보니

강민구 기자I 2024.07.01 12:00:00

화학연, 여수에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 구축
촉매 분리·소재 실증 규모로 검증하는 설비 9월 가동
탄소포집활용 실증지원동 연말에 구축 완료 계획
기상 전환 150kg 처리 목표···액상 처리 50kg 예정

[전남 여수=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오는 9월부터 촉매분리·소재 실증 시설을 가동하고, 산업체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박정현 선임연구원은 지난 27일 전남 여수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실증센터 내부에는 촉매 모형부터 이를 가공하기 위한 설비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덴마크에서 수 십억원을 주고 수입해온 굴뚝(?)처럼 생긴 대형 챔버 시설도 눈에 들어왔다. 센터에는 분무 제조기부터 쌍원뿔형 여과건조기, 반죽기, 압출기 등 각종 촉매제조 실증 장비들로 가득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촉매 제조회사, 플라스틱 제조회사 등에서 문의를 받고 있다”며 “오는 9월 실증 장비 가동을 앞두고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실증센터는 지난 3월 화학연이 탄소중립형 친환경 화학공정 기술 상용화를 위해 여수 미래혁신지구에서 개소한 시설이다. 국내에서 유일한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 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화학연이 여수에 시설을 마련한 이유는 여수에는 철강·석유화학 기업들이 밀집해 공정 과정에서 배출된 온실가스가 전국 1위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다. 연구 측면에서는 풍부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기술을 실증하고, 기업과 협력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기후변화 위기와 탄소중립 대응 필요성이 커진 부분도 고려했다. 중국 내 석유화학 생산 시설이 확대되면서 자급률도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중국 수출 수요는 줄고, 전 세계 석유화학 시장 공급 과잉으로 수출 단가는 떨어졌다. 전 세계 각국의 저탄소 정책 추진에 따른 탄소저감 기술 확보도 시급하다.

실증센터 실증실험동 내부 장비 전경.(사진=한국화학연구원)
촉매·분리 소재 검증

센터는 향후 촉매·분리 소재를 실증 규모로 제조, 검증하고 실증연구를 통해 산업계를 지원하는 거점 역할을 할 계획이다. 현재 실증 장비 12종, 유틸리티 설비 5종과 분석 장비 7종 등, 총 24종의 장비를 갖췄다. 이중 분석 장비는 지난 4월부터 기업체 대상 분석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원천기술의 대규모 실증 지원을 위한 장비인 통합 모니터링·운전 시스템 구축과 개별 장비들은 아직 시운전 단계에 있다. 올해 9월께부터 기업 지원을 시작할 계획이다.

센터에서는 특히 납사(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탄화수소 혼합체)의 열분해 공정에서 연료로 사용돼 석유화학공정의 주요 온실가스 발생원으로 꼽히는 ‘메탄’을 활용해 석유화학 산업에서 중요한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물질로 바꾸는 연구도 할 계획이다.

성형촉매, 흡착제 등도 활용한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연말께 탄소포집활용 실증지원센터도 완공

화학연은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는 실증기술로 오는 2026년 12월까지 1단계 사업을 통해 촉매·공정 기술을 검증한뒤 2027년 1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실증센터 내 인프라를 활용해 기술 실증 규모를 키우고 검증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의 화학적 전환 기술 실증을 위한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도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탄소포집활용실증지원센터 전체 조감도.(사진=한국화학연구원)
앞으로 CCU 실증지원센터도 들어서게 되면 하루 150kg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기상(가스상)전환 설비와 합성연료 기준 일 50kg 생산 규모의 이산화탄소 전환 액상화합물 제조설비, 일 23kg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고압액상화합물 제조 설비를 갖추게 된다. 원천기술 규모를 키워 실증할 수 있는 시험공정급 이산화탄소 화학 전환설비다.

화학연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고, CCU 분야 신시장 창출을 위한 사업도 기획하고 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는 이산화탄소 기반 친환경 화합물 제조 기술 개발과 실증 인프라를 구축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선도기술을 이끄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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