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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화학물질 배출 감소에도 발암성 물질은 되레 늘어

이연호 기자I 2024.04.16 12:00:00

환경부, 2022년도 3832개 업체 화학물질 배출량 공개
전년 比 6.4%↓…톨루엔-아세트산 에틸-자일렌 順 배출
경기·충남·울산, 전국 배출량 58%…단위 면적 대비론 울산 최다
발암우려물질·발암가능물질 각각 전년 比 3.6%, 0.6%↑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지난 2022년도 화학물질을 일정 규모 이상 취급하는 30인 이상 3800여개 업체들의 화학물질 배출량이 전년 대비 약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발암성 물질은 되레 늘었다.
그래프=환경부.
환경부는 2022년도 화학물질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3832개 업체에서 234종의 화학물질 6만1035톤이 대기(6만808톤) 및 수계(227톤)로 배출됐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대상 업체 3832개 업체는 30인 이상 사업장 중 화학물질을 일정 규모 이상(물질에 따라 1톤 또는 0.1톤 이상) 취급하는 사업장이다.

지난 2022년 배출량은 전년인 2021년 배출량 대비 4177톤(6.4%) 감소한 것이다. 고무 및 플라스틱 제조업(1.7톤 감소), 종이(펄프) 및 종이제품 제조업(1.2톤 감소),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1톤 감소) 순으로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화학물질 배출량은 경기, 충남, 울산 3곳의 광역지자체(시도)가 각각 28.9%, 17.6%, 11.7%를 기록해 전국 배출량의 58%를 차지했다. 단위(1㎢) 면적 대비 배출량이 가장 높은 시도는 울산으로 1㎢ 당 6.7톤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대구(2.4톤/㎢), 부산(1.9톤/㎢)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배출량의 차이는 지역별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수와 규모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화학물질의 전반적 감소에도 발암성 물질은 오히려 증가했다. 2022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중 발암성 물질은 벤젠 등 70종이 해당되는데, 이 70개 물질의 배출량은 1만287톤으로 전년 대비 238톤(2.4%) 늘었다.

국제암연구기관(IARC)의 기준에 따라 발암성 물질을 그룹별로 보면 발암성 물질을 13종이 포함된 발암물질(그룹1)의 배출량은 531톤으로 전년 549톤 대비 18톤(3%) 감소했다. 그러나 발암우려물질(그룹2A, 19종)과 발암가능물질(그룹2B, 38종)은 각각 전년 대비 238톤(3.6%), 18톤(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환경부 측은 발암성 물질이 증가한 이유에 대한 명확한 분석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윤준헌 화학물질안전원 사고예방심사1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배출량이 왜 줄었냐 늘었냐에 대한 판단은 하나의 단순한 이유로 정의되지 않고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라며 “그렇다 보니까 한 가지 특정한 사유로 늘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표=환경부.
화학물질 종류별로는 톨루엔(16.6%), 아세트산 에틸(15.5%), 자일렌(15.5%) 순으로 배출됐으며, 이들 3개 물질이 전체 배출량의 48%를 차지했다. 이번 2022년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는 화학물질안전원 ‘화학물질 배출·이동량 정보공개 누리집’에 16일부터 상세 자료가 공개되며 업종별, 지역별, 업체별 배출량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환경부는 기업의 자발적인 화학물질 배출 저감을 이끌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벤젠 등 9종의 유해화학물질을 대상으로 ‘화학물질 배출저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들 9종의 물질을 연간 1톤 이상 배출하는 종업원 30인 이상 사업장은 배출저감계획서를 화학물질안전원에 제출하고 이를 이행해야 한다. 2022년도에 배출저감계획서를 제출한 281개 업체의 배출량을 집계한 결과, 9종의 화학물질 배출량은 6383톤으로 전년 6817톤 대비 434톤(6.4%) 감소했다. 이들 사업장은 대체물질 사용, 배기장치 포집 효율 향상, 방지 시설 설치·개선 등으로 화학물질의 배출량을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조사 대상 3832개 업체에서 배출한 9종의 화학물질 총량은 7182톤으로 전년 6857톤 대비 325톤(4.7%) 증가했다.

황계영 환경부 환경보건국장은 “경제활동 과정에서 화학물질의 사용과 배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유해성이 높고 배출량이 많은 물질의 경우 이를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화학물질 배출저감 제도와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역별 협의체 활동을 통해 기업이 화학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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