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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는 1조 9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안에 이어 인프라·청정에너지·교육 등에 대한 투자로 경제 성장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 법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두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재원 마련을 위해 세금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또 얼마를 빌려 어떤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1조 9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안이 미 의회를 통과하자마자 수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 추진에 나섰다. 잇단 대규모 재정지출로 경기 회복세를 가속화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미 연방정부의 부채는 지난 1년 동안 각종 코로나19 지원대책으로 4조 5000억달러 증가했으며, 3월 1일 기준 21조 90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이는 미국 전체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맞먹는 규모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크다.
그럼에도 일부 민주당원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손실보다 이익이 더 크다면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재러드 베른슈타인 수석 경제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추가 차입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으면서도 일부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올리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당시 법인세 증가 및 장기보유 주식 양도세 인상(23.8%→ 39.6%)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진보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은 부유세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워런 의원의 경우 자산 5000만달러 이상의 부자에게 연 2%, 10억달러 이상에겐 연 3%의 부유세를 물려야 한다며 이를 통해 재정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미 연방정부의 수입 중 절반(2019년 기준) 가량이 개인소득세를 통해 충당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WSJ는 설명했다.
미 버클리대학의 에마뉘엘 사에즈, 가브리엘 주크먼 경제학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 진보 의원들이 제안한 부유세를 도입할 경우 미 연방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3조달러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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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ABC방송의 ‘디스위크’에 출연해 “바이든 행정부는 부유세 도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으며, 추후 적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채가 크게 증가 했지만 경제 규모에 비해 이자 비용은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은 차입 비용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또 “부유세를 제안하진 않았지만, 경제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출에 부응하려면 기업이나 부유한 개인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을 거론하며 “이는 부유세 도입에 따른 영향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옐런 장관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워런 의원 방식의 부유세는 “시행상 매우 어려운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다른 접근 방식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세금 인상 및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저항이 작지 않은 만큼 바이든 행정부는 모든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인프라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 결정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첫 해에 얼마나 많은 경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지를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평했다.